고엽제전우회, 유공자 등록 미끼로 참가자 동원도
촛불집회에 대응해 ‘맞불집회’를 주도한 단체들의 본질이 ‘보수단체’가 아닌 ‘관변단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단체는 국가유공자 등록 등을 미끼로 회원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3일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방송사 진입을 시도한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서울시지부’는 행사 3~4일 전에 “불참하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성공적인 이번 모임이 전우들의 염원인 명예 회복과 국가유공자가 되는 길”이라는 내용의 안내장을 회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고엽제전우회는 ‘고엽제후유의증 환자지원법’을 근거로 지난해 12월 공법단체로 지정됐으며, 올해부터 정부에서 행사 지원비 1억6천만원을 지원받는다.
지난 10일 ‘100만 촛불대행진’에 맞서 열린 ‘법질서 수호·자유무역협정 비준촉구 국민대회’에 참여한 이들의 주축도 재향군인회 등 공법단체 회원들이었다. 앞서 지난 5~6일에 시청앞 광장에서 ‘전사자 합동위령제’를 연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도 국가보훈처 산하기관으로 등록된 공법 단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들의 집회나 시국토론 내용을 보면 촛불집회 방해 의도가 분명하고, 의도적으로 ‘좌우’ 또는 ‘보혁’ 대결로 몰아가려는 인상이 짙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아이디 ‘비지비’)은 “(그들이 원하는 ‘대결 구도’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보수단체라고 하지 말고 정확한 용어를 정리해서 사용하자”고 주장했다.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도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과 단체는 진보와 보수로 나뉘지 않는다”며 “최근 맞불집회를 연 단체들의 면면을 보면 보수가 아닌 관변단체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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