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저녁 서울 세종로 청계광장에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촛불문화제가 열려, 참석한 시민과 학생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촛불을 치켜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보수단체도 “대책없는 정부 정신차려야”
KTX 승무원·이주 노동자도 또다른 ‘촛불’
KTX 승무원·이주 노동자도 또다른 ‘촛불’
9시민·학생 3만여명이 참가한 촛불집회가 9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 등 전국 곳곳에서 일제히 열렸다. 참가자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즉각적인 재협상”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 주말보다 참가 단체와 연령이 훨씬 다양해진 가운데 축제 분위기 속에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현장] ‘꺼지지 않는 촛불’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TAGSTORY1%%] 서울 청계광장 참여연대 등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인터넷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위험 미국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긴급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는 이날 저녁 7∼9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그동안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교복 차림의 중·고생뿐 아니라 대학생과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부쩍 늘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도 눈에 띄었다. 학생들이 즉석에서 힙합 공연을 펼치는 등 집회는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가족과 함께 촛불집회에 나온 김아무개(46)씨는 “미국의 검역 시스템도,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도 믿지 못하겠다”며 “우리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소속의 한 학부모는 무대 발언을 통해 “미친 교육, 미친 소는 어머니들이 막겠다”며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해치는 쇠고기를 막고 ‘0교시·우열반 교육’을 바꾸자”고 말했다. 정홍기 민주노총 운수산업노조 대표는 “항구에서 들여오는 미국산 쇠고기 운송을 거부하는 운동을 하겠다”고 말해 우렁찬 박수를 받기도 했다.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추선희 회장은 “여기 모인 건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고 검역 주권의 문제”라며 “우리가 봤을 때에도 이상이 있는 소를 먹으라는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탄핵’까지는 동의하지 못 하지만 대책없이 미국산 쇠고기를 들여오는 정부는 정신을 차리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도 참가자의 다수는 중·고생들이었다. 누리꾼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 달라”며 “미국산 쇠고기도 반대, 우리를 얽어매는 획일적인 교육정책도 반대한다”는 무대 발언으로 학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자원봉사자로 나선 ㅈ아무개(17·안산 ㅊ고2)양은 “아직 정부가 확실한 대책을 못 내놓고 있어 나왔다”며 “수입 안 한다고 할 때까지 계속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ㅈ양은 “학생들을 너무 어리게만 보지 말아 달라”며 “연예인들이 선동한다고 나온다는 게 말이 되냐”고 되물었다.
지방 전국 주요 도심에서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이 타올랐다. 부산에서는 이날 저녁 6시30분부터 누리꾼과 시민 2천여명이 서면 쥬디스 태화 일대 거리에서 3시간여 동안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이 지역 대학생 조직인 ‘21세기 부산·울산·경남지역 대학생연합’(부경대련)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인천에서도 저녁 7시께 인천시 부평역 인근 부평 문화의 거리에서 200여명이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었고, 전주에서는 전북대 옛 정문 앞에서 200여명이 참석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했다. 전주에서는 이날 전주 국제영화제가 끝나, 10일부터는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전주 옛 도심 오거리 광장에서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밖에 청주, 춘천, 창원, 마산 등 전국 37개 도시에서도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에 앞서 1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경남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날 낮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른 촛불들 이날 서울에서는 불법 해고 철회, 이주노동자 석방 등을 촉구하는 또다른 촛불들이 도심의 밤을 밝혔다. 저녁 8시 서울역 광장에는 고속철도(KTX) 해고 여승무원들이 밝힌 촛불 100여개가 타올랐다. 이날은 여승무원들이 한국철도공사의 해고에 맞서 ‘직접 고용’을 촉구하며 거리에 나선 지 꼭 800일째를 맞는 날이다. 여승무원들은 ‘동료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율동 공연을 벌이며 촛불문화제를 밝은 분위기로 꾸몄다. 청계광장 옆 교보문고 앞에선, 최근 경찰에 연행된 이주노동자 대표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촛불도 타올랐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청계광장에서 ‘일제고사 부활 등 4·15 학교 자율화 조처를 앞장서 이행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규탄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하어영 기자, 전국종합 haha@hani.co.kr
‘촛불문화제’ 현장 ▶ “이명박정부 오만·독선 멈출때까지” 다시 촛불 물결
▶ ‘다음’ 쇠고기 관련 글 삭제방침 논란
▶ 미 한인주부 “재미동포들도 광우병 무서워 골라먹는다”
▶ 민변 “수입위생조건고시 위법…효력정지 신청”
▶ “교내방송에서, 집회 갔다 걸리면 벌점준다고…”
▶ “광우병 문제없나?” 화장품회사에 문의 빗발
▶ [화보]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 문화제
[%%TAGSTORY1%%] 서울 청계광장 참여연대 등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인터넷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위험 미국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긴급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는 이날 저녁 7∼9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그동안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교복 차림의 중·고생뿐 아니라 대학생과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부쩍 늘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도 눈에 띄었다. 학생들이 즉석에서 힙합 공연을 펼치는 등 집회는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가족과 함께 촛불집회에 나온 김아무개(46)씨는 “미국의 검역 시스템도,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도 믿지 못하겠다”며 “우리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소속의 한 학부모는 무대 발언을 통해 “미친 교육, 미친 소는 어머니들이 막겠다”며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해치는 쇠고기를 막고 ‘0교시·우열반 교육’을 바꾸자”고 말했다. 정홍기 민주노총 운수산업노조 대표는 “항구에서 들여오는 미국산 쇠고기 운송을 거부하는 운동을 하겠다”고 말해 우렁찬 박수를 받기도 했다.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추선희 회장은 “여기 모인 건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고 검역 주권의 문제”라며 “우리가 봤을 때에도 이상이 있는 소를 먹으라는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탄핵’까지는 동의하지 못 하지만 대책없이 미국산 쇠고기를 들여오는 정부는 정신을 차리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도 참가자의 다수는 중·고생들이었다. 누리꾼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 달라”며 “미국산 쇠고기도 반대, 우리를 얽어매는 획일적인 교육정책도 반대한다”는 무대 발언으로 학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자원봉사자로 나선 ㅈ아무개(17·안산 ㅊ고2)양은 “아직 정부가 확실한 대책을 못 내놓고 있어 나왔다”며 “수입 안 한다고 할 때까지 계속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ㅈ양은 “학생들을 너무 어리게만 보지 말아 달라”며 “연예인들이 선동한다고 나온다는 게 말이 되냐”고 되물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9일 저녁 서울 세종로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과 학생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아리랑’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지방 전국 주요 도심에서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이 타올랐다. 부산에서는 이날 저녁 6시30분부터 누리꾼과 시민 2천여명이 서면 쥬디스 태화 일대 거리에서 3시간여 동안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이 지역 대학생 조직인 ‘21세기 부산·울산·경남지역 대학생연합’(부경대련)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인천에서도 저녁 7시께 인천시 부평역 인근 부평 문화의 거리에서 200여명이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었고, 전주에서는 전북대 옛 정문 앞에서 200여명이 참석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했다. 전주에서는 이날 전주 국제영화제가 끝나, 10일부터는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전주 옛 도심 오거리 광장에서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밖에 청주, 춘천, 창원, 마산 등 전국 37개 도시에서도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에 앞서 1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경남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날 낮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른 촛불들 이날 서울에서는 불법 해고 철회, 이주노동자 석방 등을 촉구하는 또다른 촛불들이 도심의 밤을 밝혔다. 저녁 8시 서울역 광장에는 고속철도(KTX) 해고 여승무원들이 밝힌 촛불 100여개가 타올랐다. 이날은 여승무원들이 한국철도공사의 해고에 맞서 ‘직접 고용’을 촉구하며 거리에 나선 지 꼭 800일째를 맞는 날이다. 여승무원들은 ‘동료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율동 공연을 벌이며 촛불문화제를 밝은 분위기로 꾸몄다. 청계광장 옆 교보문고 앞에선, 최근 경찰에 연행된 이주노동자 대표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촛불도 타올랐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청계광장에서 ‘일제고사 부활 등 4·15 학교 자율화 조처를 앞장서 이행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규탄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하어영 기자, 전국종합 haha@hani.co.kr
‘촛불문화제’ 현장 ▶ “이명박정부 오만·독선 멈출때까지” 다시 촛불 물결
▶ ‘다음’ 쇠고기 관련 글 삭제방침 논란
▶ 미 한인주부 “재미동포들도 광우병 무서워 골라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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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우병 문제없나?” 화장품회사에 문의 빗발
▶ [화보]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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