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촛불문화제가 열려, 참석한 시민과 학생, 누리꾼들이 촛불을 치켜들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아래는 경찰이 참석자의 차도 진출을 막기 위해 세워놓은 버스들이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현장 4신] 서울 청계광장에 시민 3만 여명 모여
학생들 “선동때문이 아니라 민주시민으로 나온 것”
학생들 “선동때문이 아니라 민주시민으로 나온 것”
윤도현의<아리랑>을 부르며 시작한 9일 촛불문화제는 오후 10시30분께 다시<아리랑>을 부르며 평화롭게 끝났다. 행사를 주최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시민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심지끝까지 다 타 꺼져가는 촛불을 흔들며 마지막 아쉬움을 달랬다.
집회가 끝날 때까지 시민들은 자유롭게 무대에 올라 갖가지 주장을 펼쳤다. 국민주권수호연대의 한 회원은 “촛불시위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미친소를 막을 수 있도록 국회를 움직여 달라”고 호소해 큰 호응을 받았다. 그는 “특별법이 아니라 ‘가축전염병위생법’ 제정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막을 수 있도록 입법 청원 운동 및 상임위 통과를 촉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안산 단원고 황은애(고3) 양은 “우리 어머니가 지금 앓아 누우셨다.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떡복이와 오뎅에도 쇠고기가 들어간다는 말이 있어서 사람들이 우리 가게에 오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황양은 “광우병 이외에도 지금 수도 민영화 등 많은 문제가 산재해 있다. 촛불을 밝혀서 이 모든 문제도 해결하자”고 말했다.
이주노동자도 무대에 올랐다. 네팔 출신 비제구릉씨(37)는 “우리 이주노동자도 광우병 반대한다. 이주노동자조합 위원장님과 부원장님 5월2일 촛불집회 나오려고 집 밖으로 나오다 불법체류자 단속에 걸려 청주보호소에 있다”며 “지금 대한민국에 6%가량의 이주노동자가 있는데 이들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로 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현장] ‘꺼지지 않는 촛불’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TAGSTORY1%%] 행사가 끝나자, 시민들은 자신이 앉아 있던 자리와 주변을 깨끗이 청소했다. 시민들은 100리터 짜리 대형봉지에 신문지 등을 담았고 특히 오늘은 바닥에 떨어진 촛농도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긁어내는 모습도 보였다. 이것은 조선일보가 얼마전 촛불시위 후 바닥에 붙어 있는 촛농자국을 비판적으로 보도했기 때문인데 자원봉사자 이소영(21·신내동)씨는 “조선일보가 본질을 호도하는 것에 화가났다”며 “앞으로는 뒷처리를 잘 해 촛불시위의 본질을 살릴 것”이라 말했다. 이날 주최쪽은 3~4만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판단했다. 류정애 국민연대 기획팀장은 “청소년들이 학교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렇게 많이 모인 것에 깜짝 놀랐다” 며 “전국적으로 촛불 시위가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 촛불시위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고 예상했다. 류 팀장은 “10일 7시부터 집회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공지했다. 청계광장 주변엔 경찰버스 삼십여대가 집회장 곳곳을 둘러싸며 바리케이드를 쳤지만 시민들과 별 다른 마찰을 일으키진 않았다. [현장3신] 오후 10시
“우릴 내보낸 건 좌파가 아니라,선진화 된 민주의식이다” “수 많은 사람 중에 하필이면 쥐박이 만나 고생하는 국민 조금만 기다려줘. 쥐박이를 잡을 거야” 한 시민이 배일호의 <당신이 원하신다면> 노래를 즉석에서 개사해 부르자 시민들은 열광했다. 시민들은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 이라고 외치며 즐겁게 화답했다. 9일 촛불집회는 시민들이 즉석에서 부르는 즐거운 노래와 발언들로 채워지고 있다. 조영태(70·묵동)씨도 무대에 올라 “쇠고기수입을 반대한다”고 외친 후 설운도의 <누이>를 불러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이날도 고등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용감하게 발언했다. 이들은 특히 배후세력 운운하는 보수신문들을 규탄하는 발언을 많이 했다. 강수빈(18·오륜동)양은 “좌파와 전교조가 우리를 내보냈다고 하는데 아니다. 우릴 이 자리에 내보낸 건 선진화된 민주의식이다”고 주장했다. 수원에서 올라온 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은 집회 참여를 막는 선생님을 향해 호소했다. “시민혁명을 가르치던 사회 선생이 시위 나가지 말라고 할 땐 정말 기가 막혔다. 이 촛불이 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디지, 영보이즈 등 힙합가수들도 무대에 섰다. 이들은 “세이 허허허”를 유도하며,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을 비판하는 랩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김디지가 “국회의원에 출마한 뒤 음반판매 정지를 받았다. 이 무대에 설지 고민했지만, 미친소를 막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말하자, 시민들이 열띤 환호로 답했다. 김디지는 “난 여기 있는 초를 믿는다. 난 여기 있는 여러분을 믿는다”고 말했다. 사회를 본 노정렬은 사회 중간에 역대 대통령의 성대모사로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성대모사를 하면서 “이명박 대통령 눈이 작아서 잘 안보이나 본데, 저한테 오세요. 제가 싸게 해드릴께요.”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 성대모사를 할 때는 “섬기고 섬기겠습니다. 그러니 이런 시위 삼가고 삼가십시오. 저는 오로지 실용적으로 했습니다. 미친소 아니라 미국소입니다. 저는 아메리카 프랜들리 했습니다”라고 비꼬았다. 한편 동아일보 사옥 뒤편에선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동호회 소속의 학생 7명이 “5월 17일 학생 행동의 날에 참여하자”고 호소하며 시민들에게 홍보 전단지를 나눠줬다. 동호회에서 ‘따일우’란 별명을 사용하는 한 학생(15·신림동)은 “오늘 학교 선생님들이 집회 참여를 못하게 하는데 이건 명백히 인권침해다”고 주장했다. 근처에선 학교 선생님으로 보이는 어른들이 이들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며 사진을 찍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사진을 찍는 선생에게 “지금 뭐하는 거냐”고 항의를 하기도 했다. 자유발언에 이어 10시께부터는 침묵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2신] 오후 8시
“정부가 지켜주지 않으면 우리의 촛불로 우리가 지키자” 7시 15분께 ‘아리랑’을 부르며 파도타기와 함께 시작된 촛불문화제의 촛불은 시간이 흐르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7시40분께 개그맨 노정렬씨가 무대에 오르면서 열기도 한층 뜨거워졌다. 노씨는 재치 있는 멘트와 유머로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날 집회에서도 시민들은 자유롭게 제작해 온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하얀색 도화지에 삐뚤빼뚤한 글씨로 “우리는 뇌에 구멍 뚫리기 싫어요” 라고 쓴 손팻말, “광우병소 강매하는 미국을 반대한다”는 손팻말, “아이들이 무슨 죄냐 우리들이 지켜주자” 등의 손팻말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경찰이 문화제에서 손팻말과 정치적 연설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시민들은 불복종하고 있는 것이다. 오후 8시를 넘어서자 시민들의 대열은 청계광장을 중심으로 모전교와 파이낸셜빌딩 앞까지 빼곡이 들어앉아 있다. 주최쪽은 시민 3만여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오늘 집회에서도 시민의 자유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에 패널로 참여했던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국장이 첫 발언에 나섰다. 우 국장은 “정부가 우리를 지켜주지 않으면 우리의 촛불로서 직접 우리 생명을 지켜야 한다. 촛불을 좀 더 강력하고 커지게 만들자”고 제안했다.
우 국장이 “청와대와 조중동이 여론을 왜곡하고 배후세력 운운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하자 시민들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사옥을 바라보며 “쓰레기, 쓰레기”를 외쳤다. 그러자 동아일보 사옥 건물에서 커튼 사이로 밖을 지켜보던 한 직원이 다시 몸을 숨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촛불문화제’ 현장
고등학교 3학년생인 이준군은 “우리가 촛불 드는 것을 두고 좌익단체가 선동했다 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놀이문화가 부족하다고 했는데 너무 화가 난다”며 “우리는 민주 시민의 의무와 권리를 당당히 행사하게 나온 것”이라 말했다. 그는 또 “남자는 나라를 지키려 군대를 가고 배우기 위해 학교에 가는 것이지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러 가는 것이 절대 아니다”고 주장했다.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정호일 정책실장은 “우리의 아이들이 먹을 미친소를 운반하는 것 자체가 끔찍하다. 우리가 수송을 거부하고 입항을 거부하면 구속 수배되겠지만 그러나 그것이 국민 건강을 지키고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면 반드시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시민들은 “킹왕짱, 킹왕짱”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충남 서천에서 올라온 비보이그룹 어메니티크루의 비보이 공연과 여섯명의 아줌마 무용단이 무대에서 공연하며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시민들은 함께 구호를 외치거나 <아리랑> , <얼굴찌푸리지말아요>등의 노래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정책반대시위연대 운영진 안누리씨는 “오늘 국회에 광우병 수입을 막기 위해 시민 3만2천여명의 청원을 받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이 제출됐다”며 “대책회의라는 협의체가 원동력이 돼 빠른 시간 안에 국민의 뜻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씨는 또 “광우병 만이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정책 전부가 문제”라며 “오늘 문화제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성토하는 대정부 성토장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선생님도 시위에 나가는 건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도 부모와 함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아이를 비롯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2일 문화제에 이어 오늘 자원봉사자로 나선 오영은(19·분당 영동여고3)양은 “오늘이 마침 소풍날이라 시간을 내서 찾아왔다”며 “정부에서 광우병 쇠고기 발견되면 중단한다 하지만 재협상은 안된다고 하니 정책의 믿음이 안 간다”고 말했다. 오양은 또 “쉬는 시간에 친구들도 광우병 얘기 많이 하지만 선생님들이 그런 얘기를 꺼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같이 온 친구 김은진(19·분당 영동여고3)양은 “조·중·동이 너무 정부 입장만 대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아무개(18·예일여고2)양은 “잠복기가 긴 광우병 수입을 중단한다고 해도 안 걸린다는 보장이 없다”며 “3일날 집회도 왔었는데 친구들 여럿에게 같이 가자 권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양의 친구 김아무개(18·예일여고2)양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변화가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친구 권유를 받고 처음 나왔다”며 “학교 선생님들도 광우병 수입은 잘못된 일이라 시위 나가는 건 막을 수 없지만 휴교시위만은 안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양은 “주변 친구들도 보면 집회 참가는 각자가 판단해서 알아서 선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 촛불집회보다 언론에 대한 불신은 더욱 심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대학생은 “솔직히 인터뷰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뭐라고 말하든 언론은 자기들이 정해 놓은 것에 맞춰 우리들의 목소리를 내보낼 것 아닌가. 우리 의도야 어떻든 기사는 그렇게 나가는 것이고. 어른들은 그 신문을 보면서 자기들의 잣대로 또 우리를 평가하려할 것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시민단체 회원들도 참여… “30개월 소 먹으라는 것은 잘못” 청계광장에는 보수 시민단체 회원들도 보였다. 추선희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장은 “우리가 봤을 때에도 이상 있는 30개월 소를 먹으라고 하는데 이건 잘못됐다”며 “여기 모인 건 진보 보수의 문제 아니고 검역주권의 문제”라고 말했다. 추 회장은 “에프티에이 반대나 이명박 탄핵까지는 동의 못하지만 대책없이 쇠고기 들여오는 정부는 정신 차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족반역자처단협회 회원 이병두(34)씨는 “카페에서 사람들끼리 생각이 맞아서 나왔다. 지금 정국은 광우병만의 문제는 아니며 국민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가 가장 문제”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나와서 미국산 쇠고기 먹기 싫다고 말하면 그 이야기를 수용을 해야 하는데 수용하기는 커녕 주면 그냥 먹으라는 태도는 잘못됐다. 국민의 아래에 정부가 있는 것인데 정부는 국민 위에 정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꼭 미국의 주장을 한국 정부가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핵저지시민연대 회원이라고 밝힌 박찬성씨도 “감히 자유발언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할 말은 많다”며 정부의 쇠고기 수입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청계광장 주변에는 서울시교육청 지시로 서울 시내 중학교 교감 20여명이 학생 계도를 하러 나왔다. 교사들은 무리를 지어 서서 모여 있는 대열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이아무개 ㅊ중학교 교사는 “학생들 사고 나지는 않는지 해서 나왔다”며 “애들 이름 적어서 처벌하고 그럴 것 까지는 아니고 나도 상황 봐서 일찍 들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몇몇 학교에선 집회 참여를 사전에 막으려 했지만 학생들은 이에 아랑곳 없이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박아무개(16.청량고) 학생은 “학교에서 오늘 가정통신문을 보내 9일 집회에 참여하지 말라고 했지만 오늘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나왔다”고 말했다. 최아무개(18.혜성고) 학생도 “학생부장 선생이 오늘 방송에서 집회에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어른들이 뭐라 하든 집회 나오는 게 옳다”고 말했다. 허재현 하어영 김성환 황춘화 송경화 기자 catalunia@hani.co.kr
[현장 1신] 오후 7시15분
촛불 든 시민들 “정부 발표 도저히 못 믿어”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방침에 항의하는 촛불문화제가 9일 오후 7시부터 청계광장에서 1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촛불문화제는 정부의 “국민 건강 위해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발표와 촛불문화제를 불법시위로 규정한 경찰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청문회와 100분 토론을 거치면서 오히려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가 수차례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해명했지만 좀체 안심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시민들은 서울 청계광장에 모여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아리랑>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초에 불이 하나둘씩 켜지면서 금세 촛불물결을 이뤘다. 교복을 그대로 입고 나온 학생들, 퇴근하다 그대로 들른 양복 입은 시민들, 아이와 함께 찾아온 시민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17.5톤 대형 트럭이 청계광장 앞에 무대로 사용되기 위해 설치돼 있고, 시민들은 이를 중심으로 빼곡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교복을 입은 채 초와 종이컵을 나눠주는 학생들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날 집회를 나온 시민들은 7일 벌어진 청문회를 지켜보고 “오히려 정부의 정책에 불신이 생겼다”고 털어 놨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 두명과 함께 오늘 집회를 찾은 노성원(38·삼전동)씨는 “여러 해명을 지켜봤지만 정부의 설명을 도저히 믿기 어렵다. 미국산 쇠고기가 앞으로 모르는 사이에 유통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본격적인 집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나와 집회를 기다렸다. 오후 6시부터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선 교복을 그대로 입고 나온 여고생들이 종이컵 촛불을 만들며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이 보였고, 파이낸셜빌딩 앞 등에선 국민대책회의에서 진행하는 서명운동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미국산 쇠고기수입반대 집회’ 는 서울, 부산 등지에서 함께 열리며 평화적으로 진행된다고 주최 쪽은 밝혔다. 류정애 국민대책회의 기획팀장은 “누리꾼들이 행진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안전상의 문제로 오늘은 계획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누리꾼 촛불시위는 내일도 진행된다”고 밝혔다. 허재현 하어영 김성환 황춘화 송경화 기자 catalunia@hani.co.kr ▶ “이명박정부 오만·독선 멈출때까지” 다시 촛불 물결
▶ ‘다음’ 쇠고기 관련 글 삭제방침 논란
▶ 미 한인주부 “재미동포들도 광우병 무서워 골라먹는다”
▶ 민변 “수입위생조건고시 위법…효력정지 신청”
▶ “교내방송에서, 집회 갔다 걸리면 벌점준다고…”
▶ “광우병 문제없나?” 화장품회사에 문의 빗발
[%%TAGSTORY1%%] 행사가 끝나자, 시민들은 자신이 앉아 있던 자리와 주변을 깨끗이 청소했다. 시민들은 100리터 짜리 대형봉지에 신문지 등을 담았고 특히 오늘은 바닥에 떨어진 촛농도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긁어내는 모습도 보였다. 이것은 조선일보가 얼마전 촛불시위 후 바닥에 붙어 있는 촛농자국을 비판적으로 보도했기 때문인데 자원봉사자 이소영(21·신내동)씨는 “조선일보가 본질을 호도하는 것에 화가났다”며 “앞으로는 뒷처리를 잘 해 촛불시위의 본질을 살릴 것”이라 말했다. 이날 주최쪽은 3~4만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판단했다. 류정애 국민연대 기획팀장은 “청소년들이 학교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렇게 많이 모인 것에 깜짝 놀랐다” 며 “전국적으로 촛불 시위가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 촛불시위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고 예상했다. 류 팀장은 “10일 7시부터 집회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공지했다. 청계광장 주변엔 경찰버스 삼십여대가 집회장 곳곳을 둘러싸며 바리케이드를 쳤지만 시민들과 별 다른 마찰을 일으키진 않았다. [현장3신] 오후 10시
“우릴 내보낸 건 좌파가 아니라,선진화 된 민주의식이다” “수 많은 사람 중에 하필이면 쥐박이 만나 고생하는 국민 조금만 기다려줘. 쥐박이를 잡을 거야” 한 시민이 배일호의 <당신이 원하신다면> 노래를 즉석에서 개사해 부르자 시민들은 열광했다. 시민들은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 이라고 외치며 즐겁게 화답했다. 9일 촛불집회는 시민들이 즉석에서 부르는 즐거운 노래와 발언들로 채워지고 있다. 조영태(70·묵동)씨도 무대에 올라 “쇠고기수입을 반대한다”고 외친 후 설운도의 <누이>를 불러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이날도 고등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용감하게 발언했다. 이들은 특히 배후세력 운운하는 보수신문들을 규탄하는 발언을 많이 했다. 강수빈(18·오륜동)양은 “좌파와 전교조가 우리를 내보냈다고 하는데 아니다. 우릴 이 자리에 내보낸 건 선진화된 민주의식이다”고 주장했다. 수원에서 올라온 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은 집회 참여를 막는 선생님을 향해 호소했다. “시민혁명을 가르치던 사회 선생이 시위 나가지 말라고 할 땐 정말 기가 막혔다. 이 촛불이 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디지, 영보이즈 등 힙합가수들도 무대에 섰다. 이들은 “세이 허허허”를 유도하며,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을 비판하는 랩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김디지가 “국회의원에 출마한 뒤 음반판매 정지를 받았다. 이 무대에 설지 고민했지만, 미친소를 막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말하자, 시민들이 열띤 환호로 답했다. 김디지는 “난 여기 있는 초를 믿는다. 난 여기 있는 여러분을 믿는다”고 말했다. 사회를 본 노정렬은 사회 중간에 역대 대통령의 성대모사로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성대모사를 하면서 “이명박 대통령 눈이 작아서 잘 안보이나 본데, 저한테 오세요. 제가 싸게 해드릴께요.”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 성대모사를 할 때는 “섬기고 섬기겠습니다. 그러니 이런 시위 삼가고 삼가십시오. 저는 오로지 실용적으로 했습니다. 미친소 아니라 미국소입니다. 저는 아메리카 프랜들리 했습니다”라고 비꼬았다. 한편 동아일보 사옥 뒤편에선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동호회 소속의 학생 7명이 “5월 17일 학생 행동의 날에 참여하자”고 호소하며 시민들에게 홍보 전단지를 나눠줬다. 동호회에서 ‘따일우’란 별명을 사용하는 한 학생(15·신림동)은 “오늘 학교 선생님들이 집회 참여를 못하게 하는데 이건 명백히 인권침해다”고 주장했다. 근처에선 학교 선생님으로 보이는 어른들이 이들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며 사진을 찍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사진을 찍는 선생에게 “지금 뭐하는 거냐”고 항의를 하기도 했다. 자유발언에 이어 10시께부터는 침묵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촛불든 어린이들 = 9일 저녁 인천 부평구 부평문화의 거리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린 가운데 어린이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정부가 지켜주지 않으면 우리의 촛불로 우리가 지키자” 7시 15분께 ‘아리랑’을 부르며 파도타기와 함께 시작된 촛불문화제의 촛불은 시간이 흐르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7시40분께 개그맨 노정렬씨가 무대에 오르면서 열기도 한층 뜨거워졌다. 노씨는 재치 있는 멘트와 유머로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날 집회에서도 시민들은 자유롭게 제작해 온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하얀색 도화지에 삐뚤빼뚤한 글씨로 “우리는 뇌에 구멍 뚫리기 싫어요” 라고 쓴 손팻말, “광우병소 강매하는 미국을 반대한다”는 손팻말, “아이들이 무슨 죄냐 우리들이 지켜주자” 등의 손팻말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경찰이 문화제에서 손팻말과 정치적 연설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시민들은 불복종하고 있는 것이다. 오후 8시를 넘어서자 시민들의 대열은 청계광장을 중심으로 모전교와 파이낸셜빌딩 앞까지 빼곡이 들어앉아 있다. 주최쪽은 시민 3만여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오늘 집회에서도 시민의 자유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인천에서도 미 쇠고기 수입 절대 반대 = 9일 오후 인천 부평구 부평문화의 거리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려 시민들이 미쇠고기 수입반대를 외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9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참여연대 등 1천5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인터넷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위험 미국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긴급대책회의’ 주최로 대규모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시민단체 회원들도 참여… “30개월 소 먹으라는 것은 잘못” 청계광장에는 보수 시민단체 회원들도 보였다. 추선희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장은 “우리가 봤을 때에도 이상 있는 30개월 소를 먹으라고 하는데 이건 잘못됐다”며 “여기 모인 건 진보 보수의 문제 아니고 검역주권의 문제”라고 말했다. 추 회장은 “에프티에이 반대나 이명박 탄핵까지는 동의 못하지만 대책없이 쇠고기 들여오는 정부는 정신 차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족반역자처단협회 회원 이병두(34)씨는 “카페에서 사람들끼리 생각이 맞아서 나왔다. 지금 정국은 광우병만의 문제는 아니며 국민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가 가장 문제”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나와서 미국산 쇠고기 먹기 싫다고 말하면 그 이야기를 수용을 해야 하는데 수용하기는 커녕 주면 그냥 먹으라는 태도는 잘못됐다. 국민의 아래에 정부가 있는 것인데 정부는 국민 위에 정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꼭 미국의 주장을 한국 정부가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핵저지시민연대 회원이라고 밝힌 박찬성씨도 “감히 자유발언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할 말은 많다”며 정부의 쇠고기 수입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청계광장 주변에는 서울시교육청 지시로 서울 시내 중학교 교감 20여명이 학생 계도를 하러 나왔다. 교사들은 무리를 지어 서서 모여 있는 대열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이아무개 ㅊ중학교 교사는 “학생들 사고 나지는 않는지 해서 나왔다”며 “애들 이름 적어서 처벌하고 그럴 것 까지는 아니고 나도 상황 봐서 일찍 들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몇몇 학교에선 집회 참여를 사전에 막으려 했지만 학생들은 이에 아랑곳 없이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박아무개(16.청량고) 학생은 “학교에서 오늘 가정통신문을 보내 9일 집회에 참여하지 말라고 했지만 오늘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나왔다”고 말했다. 최아무개(18.혜성고) 학생도 “학생부장 선생이 오늘 방송에서 집회에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어른들이 뭐라 하든 집회 나오는 게 옳다”고 말했다. 허재현 하어영 김성환 황춘화 송경화 기자 catalunia@hani.co.kr
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에 맞춰 촛불을 높이 치켜들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현장 1신] 오후 7시15분
촛불 든 시민들 “정부 발표 도저히 못 믿어”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방침에 항의하는 촛불문화제가 9일 오후 7시부터 청계광장에서 1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촛불문화제는 정부의 “국민 건강 위해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발표와 촛불문화제를 불법시위로 규정한 경찰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청문회와 100분 토론을 거치면서 오히려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가 수차례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해명했지만 좀체 안심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시민들은 서울 청계광장에 모여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아리랑>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초에 불이 하나둘씩 켜지면서 금세 촛불물결을 이뤘다. 교복을 그대로 입고 나온 학생들, 퇴근하다 그대로 들른 양복 입은 시민들, 아이와 함께 찾아온 시민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17.5톤 대형 트럭이 청계광장 앞에 무대로 사용되기 위해 설치돼 있고, 시민들은 이를 중심으로 빼곡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교복을 입은 채 초와 종이컵을 나눠주는 학생들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날 집회를 나온 시민들은 7일 벌어진 청문회를 지켜보고 “오히려 정부의 정책에 불신이 생겼다”고 털어 놨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 두명과 함께 오늘 집회를 찾은 노성원(38·삼전동)씨는 “여러 해명을 지켜봤지만 정부의 설명을 도저히 믿기 어렵다. 미국산 쇠고기가 앞으로 모르는 사이에 유통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본격적인 집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나와 집회를 기다렸다. 오후 6시부터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선 교복을 그대로 입고 나온 여고생들이 종이컵 촛불을 만들며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이 보였고, 파이낸셜빌딩 앞 등에선 국민대책회의에서 진행하는 서명운동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미국산 쇠고기수입반대 집회’ 는 서울, 부산 등지에서 함께 열리며 평화적으로 진행된다고 주최 쪽은 밝혔다. 류정애 국민대책회의 기획팀장은 “누리꾼들이 행진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안전상의 문제로 오늘은 계획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누리꾼 촛불시위는 내일도 진행된다”고 밝혔다. 허재현 하어영 김성환 황춘화 송경화 기자 catalunia@hani.co.kr ▶ “이명박정부 오만·독선 멈출때까지” 다시 촛불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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