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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국은 ‘재갈’…미국·유럽은 ‘날개’ 달아줘

등록 2007-12-14 09:13

청소년 정치참여 비교

“경제 살리는 얘기는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공약을 내건 후보는 아무도 없어요. 민주주의 축제라는 선거에서 청소년은 빠지는 것 같아요.”

서울 양천구 신서중 2학년 김효민(14)양은 대통령 선거가 ‘남의 일’같다. 지난 12일 ‘나도 참여하는 17대 대통령 선거’란 주제로 수업을 하면서 각 후보의 선거공보물이나 신문 기사 등을 살펴봤지만 자신이 원하는 공약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이번 수업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쏟아냈다. ‘특목고로 인해 고통받는 학생 구제’, ‘군복무 18개월로 축소’, ‘실업계 고등학교를 특성화 고등학교로 전환’, ‘체벌 금지’, ‘가난으로 인한 교육 격차 해소’, ‘세대별로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 시설 마련’ …. 비록 투표는 18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2012년부터 하게 되지만, 내놓는 정책은 어른 못지 않았다.

수업을 진행한 이은주(34) 교사는 “교과서는 보통·평등·직접·비밀이라는 선거의 4대 원칙만 가르치고, 정작 자신에게 필요한 공약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욱이 올해는 인터넷 공간을 통한 정치적 의사 표현마저 금지돼, 청소년들이 선거에 대해 목소리를 낼 방법은 거의 없다.

이는 유럽과 미국 등 정치 선진국과는 사뭇 대조되는 현상이다. 독일에서는 지난 2002년 19살에 최연소 국회의원이 된 안나 뤼어만이 있다. 그는 15살에 녹생당에 가입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또 미국에서는 지난 10월 10살의 수지 플린이 2008년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수지는 누리집에서 “정부가 어린이 건강보험 문제를 오랫동안 무시했다”며 “많은 미국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스웨덴에서는 의회 선거를 앞두고 전국 고교에서 ‘모의선거’를 실시해 자연스럽게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한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영국에서는 ‘영 컨서버티브’라는 보수당 산하 청소년 조직이 있는 등 중·고교 시절부터 자유롭게 선거에 참여해 정치를 배운다”며 “한국에서는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기회를 줘야 하는 선거기간에 오히려 과도한 규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정치외교학)는 “미국에선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투표소로 가서 똑같은 용지로 투표하게 한다”며 “이런 식으로 어렸을 때부터 민주주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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