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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 “수사할게 많이 남아”…발표수위 막판까지 ‘고민중’

등록 2007-12-02 20:03수정 2007-12-02 23:21

비비케이(BBK)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청사의 현관이 2일 오후 굳게 닫혀 있다.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이른 가운데 검찰은 수사 결과 발표문 내용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비비케이(BBK)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청사의 현관이 2일 오후 굳게 닫혀 있다.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이른 가운데 검찰은 수사 결과 발표문 내용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계좌추적·대질신문 등 마무리 작업…이 후보는 조사 안해
정치적 부담 커 ‘신중론’…일각선 “있는 그대로 공개” 주장
비비케이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5일로 예정된 김경준(41·구속)씨의 기소를 앞두고 계좌추적 마무리 작업을 벌이는 등 막바지 수순을 밟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김씨가 송환된 뒤 하루도 빠짐없이 김씨를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여 피의자 신문조서 작성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한글계약서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다스와 비비케이의 회사 설립 과정과 증자, 이익배당 등에 이르기까지의 돈 흐름을 추적하는 한편,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측근인 김백준씨와 김경준씨의 대질신문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일에도 김경준씨를 소환해 다른 참고인들과 함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 추가로 대질조사 등을 통해 확인 작업을 벌였다. 검찰은 지난 1일에는 국세청 직원 2명과 금감원 직원 1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비비케이의 실소유주 여부 등에 대해 조사했다. 김씨의 변호인 오재원 변호사는 “보강수사가 더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2일까지는 김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김씨를 기소할 때 이 후보의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를 함께 공개할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수사가 한창 계속되고 있다. 언제 수사 결과를 발표할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검사는 수사 상황에 대해서도 “확인해줄 수 없다”, “말할 수 없다”는 등 철저히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수사팀이 지난번 도곡동 땅 의혹 수사 때와 달리 이 후보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수사 결과 발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후보의 연루 여부나 다스와 비비케이 실소유주 여부를 판단할 정도로 수사가 진척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가 검찰 안에서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채운섭 한국 시아이에스(CIS) 대표가 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홍종국 전 이캐피탈 회장이 비비케이 주식을 1999년 10월과 2000년 3월 두 번에 걸쳐 김경준씨한테 팔았다고 말한 것은 근거가 전혀 없는 100%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채운섭 한국 시아이에스(CIS) 대표가 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홍종국 전 이캐피탈 회장이 비비케이 주식을 1999년 10월과 2000년 3월 두 번에 걸쳐 김경준씨한테 팔았다고 말한 것은 근거가 전혀 없는 100%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수사팀이 지금까지 이 후보를 서면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도 이런 관측의 토대가 되고 있다. 검찰이 이 후보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뭔가 발표하려면 이 후보에 대한 직접 조사가 필요한 만큼, 수사팀이 지금까지 이 후보를 조사하지 않은 것은 아직은 ‘별다른 것’을 확인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또 각종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지지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검찰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자칫 설익은 수사 결과를 공개했다가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검찰이 고스란히 짊어지는 상황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할 게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고 말해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사된 결과를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채진 검찰총장도 취임사에서 “있는 것은 있다 하고, 없는 것은 없다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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