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17층에 있던 LKe뱅크와 BBK의 사무실 구조도. 이명박 후보와 측근 김백준씨의 사무실이 나란히 있고, 회의실 건너 김경준씨 등이 업무를 봤던 주식트레이딩룸이 있다. 두 회사는 회의실을 함께 사용했다고 직원들은 말했다.
BBK 당시 직원 밝혀…109평 임대 “빈 공간 많아”
‘이명박 대표 LKe 사무실 입주’ 대비 가능성
‘삼성 돈 운용 시점’ 이후보 해명도 사실과 달라
‘이명박 대표 LKe 사무실 입주’ 대비 가능성
‘삼성 돈 운용 시점’ 이후보 해명도 사실과 달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김경준씨의 비비케이(BBK)투자자문과 처음부터 밀접한 관련을 맺었음을 보여주는 증언과 증거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는 “비비케이와 직·간접으로 무관하다”는 이 후보의 주장과 다른 것이다.
<한겨레>가 입수한 삼성생명과 비비케이투자자문의 1999년 4월 임대차 계약서를 보면, 직원 9명에 불과한 회사가 109평이라는 넓은 공간을 임대했다. 그런데 엘케이이뱅크가 입주하고, 비비케이가 2001년 8월 삼성생명과 다시 맺은 임대차 계약서를 보면 계약평수는 10평에 불과하다. 이는 1999년 4월 사무실 계약 당시 비비케이가 이미 엘케이이뱅크의 입주에 대비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직원들의 증언에서도 드러난다. 비비케이 창립 때부터 활동했던 김윤경씨는 “(삼성생명) 사무실은 비비케이가 계약을 했는데, 처음부터 빈 공간이 많았다”며 “저는 거기에 김경준씨가 이명박 회장과 함께 만들 인터넷증권회사의 기반이 될 엘케이이(LKe)의 사무실(office)이 들어올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검사 존 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진행된 증인신문(데포지션)에서 한 진술이다.
비비케이에 처음부터 참여했던 오윤선씨도 2002년 8월 한국 검찰에서 “김경준 사장이 이명박씨와 증권사를 설립하려다가 잘 되지 않자 뉴비전벤처캐피탈(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전신)이라는 창업투자사를 인수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비비케이의 직원들은 회사의 목표가 투자자문회사가 아니라 인터넷 기반 증권회사를 만드는 것이고, 이명박 후보가 여기에 처음부터 관련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 후보가 엘케이이뱅크 사무실에 대해 했던 얘기도 사실과 다르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한나라당 검증청문회에서 “비비케이는 이미 삼성(생명) 돈을 운영했기 때문에 삼성(생명)에 회사가 있었고, 새 회사(엘케이이뱅크)를 창립할 때도 김경준 회사 옆에 차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비비케이에 100억원(미화 880만달러)의 자금관리를 의뢰한 것은 이 후보가 엘케이이뱅크를 창업한 뒤인 2000년 3월2일의 일이다.
2000년 5월29일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비비케이 투자자문회사의 투자운영전문인력 변경 현황 보고서’엔 김백준씨가 비비케이의 ‘리스크 매니저’로 등재돼 있다. 김백준씨는 그동안 이 보고서가 김경준씨의 위조라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여기엔 김백준씨가 전문인력의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경력증명서가 첨부돼 있다. 조흥은행이 2000년 5월 발행한 이 경력증명서는 김백준씨 본인의 동의가 없으면 다른 사람이 대신 발급받을 수 없는 내부서류다. 이 후보의 측근 김백준씨가 비비케이와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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