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1㎏에 50원, 고철 1㎏에 150원. 온종일 할머니가 리어카를 끌어 손에 쥔 돈은 5천원 정도다. 고물 수집만으로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10월3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학운성당 앞에서 만난 60대 초반의 이 할머니는 이날도 쌩쌩 달리는 자동차를 피해 아스팔트 가장자리로 조심스레 리어카를 끌고 있었다. 할머니는 노점과 트럭 행상, 구멍가게 등에서 나오는 종이상자며 신문지를 모은다고 했다. “힘들지 않으시냐”는 물음에 그는 “살기 힘든 세상이지만 한 여대생이 찾아와 도움을 주고 있어. 그런 친구들이 있어 아직까지는 버틸만 하당께” 하며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이름과 나이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우리는 주변 1m도 돌아보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내 주위에 원을 그려 그 안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 원을 조금씩 넓혀 다른 사람을 살피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광주/신수(27·조선대 원자력공학 4년)
*이번주 <이 순간>은 광주 독자께서 찍은 사진을 소개합니다. 모든 독자와 사진가에게 열려 있는 <이 순간>에 더욱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