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의원
박영선 의원 국감서 주장…“LKe뱅크가 150억원 투자”
“펀드운영 이회장에 보고” 김경준씨 2001년 편지도 발견
“펀드운영 이회장에 보고” 김경준씨 2001년 편지도 발견
주가조작 사건을 일으킨 투자운용사 비비케이(BBK)와 무관하다고 주장해 온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해명과 달리, 주가주작에 동원된 역외펀드 마프(MAF)의 실질적 지배권을 이 후보가 행사했다고 22일 박영선 의원(대통합민주신당)이 미국 법원 소장을 근거로 주장했다. 또 마프펀드 운용에 이 후보가 직접 관여했다는 내용을 담은 영어로 된 편지를 ㈜다스에서 미국 법원에 제출한 사실도 밝혀졌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국회 재경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이 후보 소송대리인 김백준씨가 지난 4월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근거로 이 후보의 비비케이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소장을 보면, 이 후보가 대표로 있던 엘케이이(LKe)뱅크는 2001년 2월 비비케이가 운용하던 마프펀드의 전환사채에 1250만달러(약 15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5200여 소액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은 이 마프펀드를 이용해 이뤄졌다.
박 의원은 “이 후보가 김경준씨와 함께 엘케이이뱅크 공동주주였기 때문에, 이 후보 동의 없이 김씨 혼자 마프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후보가 자금세탁 과정을 통해 엘케이이뱅크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면서 펀드 투자금을 개인 몫으로 둔갑시켰다”고 덧붙였다. 마프펀드는 1999년에 김경준씨가 설립한 헤지펀드로, 이를 운영하려고 만든 자산운용 회사가 바로 비비케이다.
박 의원의 이런 주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김경준씨의 영어편지도 <한겨레>에 입수됐다. 김씨는 이 편지에서 “이명박 회장은 마프펀드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고, 지금 그 펀드는 이명박 회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회사에서 관리·운영하고 있다”며 “펀드 투자와 운영에 대한 모든 사항은 이 회장에게 보고되고 본인도 이를 숙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부기공(다스의 전신)은 이 회장의 요구로 그 펀드에 투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편지는 이 후보의 큰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대주주로 있는 ㈜다스가 미국 법원에 낸 것인데다, 작성 시점이 비비케이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기 이전인 2001년 8월27일자로 돼 있어 사건 실체를 밝히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그동안 “나는 비비케이의 주식을 단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비비케이와의 연관성을 부인해 왔다.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국내 검찰 조사에서 마프펀드는 김경준씨가 단독으로 운용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박영선 의원은 허위주장에 앞서, 이 후보가 마프펀드의 지배권을 가지고 있었다는 객관적인 근거자료를 제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김씨 편지를 두고 한나라당 쪽은 “김경준씨는 원래 그런 주장을 계속해 왔고 편지는 김씨가 보낸 것이니까 이 편지만으로 이 후보의 비비케이 개입 사실을 입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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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e 뱅크, 자본금 두배 넘는 투자…공동대표 이명박 몰랐을까
▶다스가 미 법원에 낸 김경준씨 편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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