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수사강행’ 대세…일부 간부 이견
총장 휴가중 발표…주말께 방침 정한 듯 검찰은 30일 ‘오전 정례 브리핑’이 아닌 오후 3시에 이명박 후보의 부동산 의혹에 대한 수사 강행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검찰 수뇌부와 수사팀은 이미 지난 주말께 이런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대검의 한 간부는 이날 오전 “검찰총장이 오늘 휴가를 떠났는데, 총장이 없는 상태에서 수사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겠나”라며 수사가 중단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날 “김재정씨가 고소한 사건 중 반의사 불벌죄가 아닌 부분은 계속 수사할 수밖에 없고, 또다른 고발인이 고발한 사건도 있어서 일정 부분 수사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6일 이 후보의 처남인 김재정씨가 고소를 취소했을 때부터 언론 등에서 수사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제시한 것들이다. 대검의 한 부장검사도 “검찰 내부에서 수사 진행 여부를 두고 뜨거운 토론이 벌어지지지는 않았지만, ‘그냥 가야 하는 것 아니겠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검찰은 왜 나흘 동안 시간을 끌었을까? 우선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모양새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정씨 고소 취소 직후에 “고소 취소와 상관없이 수사는 계속된다”고 맞받아치듯이 나오면 불필요하게 이 후보 쪽과 대립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차장검사는 이날 ‘예상됐던 결론인데 오후 늦게서야 발표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좀더 신중히 결정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수사팀 안에서는 수사 강행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일부 검찰 간부들은 “수사를 계속하면 검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사 착수 때 “정치적인 사안에 검찰이 뛰어들면 안 된다”며 사건을 특수부에 배당하는 것에 반대한 이들의 주장과도 통한다. 일부 언론의 “이 후보 관련 수사를 중단할 것”이라는 보도는 이런 기류가 반영된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검찰 안의 대세는 “이 후보 관련 의혹이 남은 고소 사건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법률상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쪽이었다고 한 대검 간부는 전했다. 다만 정치적인 사건인만큼 앞으로의 수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 경선일인 8월19일 이전에 결과를 내야 하는 촉박한 수사 일정과 수사 결과에 대한 정치권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한 검사는 “나중에 어떤 결론이 나오건 간에 반대 쪽에서는 검찰을 비난할 테니, 검찰이 크게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혁 고나무 기자 hyuk@hani.co.kr
총장 휴가중 발표…주말께 방침 정한 듯 검찰은 30일 ‘오전 정례 브리핑’이 아닌 오후 3시에 이명박 후보의 부동산 의혹에 대한 수사 강행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검찰 수뇌부와 수사팀은 이미 지난 주말께 이런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대검의 한 간부는 이날 오전 “검찰총장이 오늘 휴가를 떠났는데, 총장이 없는 상태에서 수사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겠나”라며 수사가 중단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날 “김재정씨가 고소한 사건 중 반의사 불벌죄가 아닌 부분은 계속 수사할 수밖에 없고, 또다른 고발인이 고발한 사건도 있어서 일정 부분 수사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6일 이 후보의 처남인 김재정씨가 고소를 취소했을 때부터 언론 등에서 수사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제시한 것들이다. 대검의 한 부장검사도 “검찰 내부에서 수사 진행 여부를 두고 뜨거운 토론이 벌어지지지는 않았지만, ‘그냥 가야 하는 것 아니겠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검찰은 왜 나흘 동안 시간을 끌었을까? 우선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모양새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정씨 고소 취소 직후에 “고소 취소와 상관없이 수사는 계속된다”고 맞받아치듯이 나오면 불필요하게 이 후보 쪽과 대립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차장검사는 이날 ‘예상됐던 결론인데 오후 늦게서야 발표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좀더 신중히 결정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수사팀 안에서는 수사 강행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일부 검찰 간부들은 “수사를 계속하면 검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사 착수 때 “정치적인 사안에 검찰이 뛰어들면 안 된다”며 사건을 특수부에 배당하는 것에 반대한 이들의 주장과도 통한다. 일부 언론의 “이 후보 관련 수사를 중단할 것”이라는 보도는 이런 기류가 반영된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검찰 안의 대세는 “이 후보 관련 의혹이 남은 고소 사건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법률상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쪽이었다고 한 대검 간부는 전했다. 다만 정치적인 사건인만큼 앞으로의 수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 경선일인 8월19일 이전에 결과를 내야 하는 촉박한 수사 일정과 수사 결과에 대한 정치권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한 검사는 “나중에 어떤 결론이 나오건 간에 반대 쪽에서는 검찰을 비난할 테니, 검찰이 크게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혁 고나무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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