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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전경 가혹행위’ 김해공항 기동대 전원 ‘물갈이’

등록 2007-04-16 08:31

신임병에 원산폭격 등 “부대생활 힘들다” 신고접수 당일날
30명 모두 부산시내 14개 경찰서·전경기동대로 분산발령
지난 12일 이명규 부산경찰청장의 010-××××-1472번 휴대전화가 울렸다. 이 전화는 이 청장이 일선의 고충상담을 직접 받아 일사천리(1472)로 해결하겠다며 개설했다.

전화를 건 이는 김해공항 기동대의 한 전경대원이었는데, “고참들이 인격적 모독은 물론이고, 훈련을 빙자해 기합을 주고 괴롭혀 부대생활 하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공항청사 안 경비를 맡고 있는 기동대는 부산경찰청 산하 경찰서와 3개 전경기동대의 전경들을 차출해 운영하는 중이었다.

이 청장은 이날 저녁 곧장 공항 기동대원들을 모두 ‘물갈이’해 버렸다. 기동대원 30명 모두를 부산시내 14개 경찰서와 전경기동대로 분산 발령한 것이다. 대신 경찰 특공대와 강서경찰서 방범순찰대에 임시로 공항 경계근무를 맡도록 했다. 부산경찰청은 이르면 16일께 일선 경찰서 등에서 기동대원들을 뽑아 부대를 새로 구성할 계획이다.

<한겨레> 취재 결과, 공항 기동대 일부 선임병은 11일 밤 3명의 신임병들을 불러내 ‘원산폭격’ 등 가혹행위를 시켰고, 이 가운데 1명은 목을 다치는 바람에 파스를 붙여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부대원의 아버지는 “기동대에서 선임병들이 간밤에 술 먹고 비디오 보면 후임병들은 그 뒤치다꺼리 하느라 잠을 못 자곤 했다고 한다”며 “어떤 직업 경찰관은 술 먹고 밤늦게 내무반에 와 수경을 때렸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전·의경 사이의 구타나 가혹행위 사건은 2001년 569건에서 2003년 336건, 2005년 201건 등으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지만, 근절되지는 않고 있다. 이런 수치도 표면화한 사건의 규모일 뿐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월 전·의경 인권상황 실태 조사 보고서에서 “각종 근무, 교육훈련, 내무생활 기강 확립, 암기사항 점검이 선임 대원에 의해 실시되면서 구타 및 가혹행위가 발생하고 있고, 이는 자살, 자해, 상관 폭행 등 새로운 사고 요인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당시 구타 및 가혹행위자를 원칙적으로 형사입건하고 조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이 청장은 “일선에서 보복의 두려움을 피해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신고자의 신원을 묻지 않고 있다”며 “이번 사건의 가혹행위자가 가려지는 대로 처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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