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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커피값 중 농민 수입을 두배로…맛과 향은 그대로

등록 2006-09-01 19:11수정 2006-09-07 16:41

공정무역 커피
공정무역 커피
세계 교역량의 0.1%지만 해마다 20%씩 쑥쑥
‘히말라야 선물’ 국내시판… “올해 100곳 목표”
[미래를 여는 실천-대안생활백서]

① 착한 커피

세계적으로 하루 25억잔씩 소비되는 커피. 그 흔한 커피잔 안엔 커피 맛보다 쓴 가난과 고된 노동이 담겨 있다. 동시에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작은 실천의 실마리도 녹아 있다.

커피가 유일한 수입원인 동티모르 사람들을 돕기 위해 한국기독교청년회연맹(YMCA)이 지난해 겨울부터 들여와 알음알음 팔아온 ‘평화커피’에 이어, 지난 8월14일부터 또 하나의 ‘기특한 커피’가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 압구정점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팔리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가 들여온 네팔산 ‘히말라야의 선물’이다.

‘히말라야의 선물’은 다국적 커피회사들의 착취 고리를 끊고 생산지 농민들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자는 ‘공정무역’의 기치 아래 시판되는 국내 ‘공정무역 커피’ 1호다.

석유 다음으로 교역량이 많은 커피는 세계적으로 한해 600억 달러어치가 팔리지만, 커피콩을 생산하는 케냐, 과테말라,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의 농민들은 커피 45잔을 만들 수 있는 원두 1파운드(약 0.45kg)에 평균 60센트(약 580원)를 받을 뿐이다.

공정무역 운동을 펴는 국제기구 옥스팜의 보고서를 보면, 2001~2002년 영국의 최종 소비자가 우간다산 커피에 지불한 돈 가운데 우간다 농민의 몫은 0.5%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다국적기업이 대부분인 가공·판매업자와 중간상인들이 차지했다.(그림 참조)

이디오피아 커피 경작 농민의 1년 수입은 60달러(5만7700여원), 과테말라 집단농장의 농민들은 커피콩 100파운드를 수확해도 손에 쥘 수 있는 건 3달러(2900여원)에 불과하다. 케냐에선 커피 생산 인구의 3분의 1이 15살 미만이다.

이런 문제에 주목해 유럽과 미국의 시민단체들은 30여년 전부터 커피 생산자 조합과 직접 계약을 맺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사온 공정무역 커피를 팔기 시작했다. 이들은 일반 커피 가격의 두배에 이르는 1파운드당 최소 1달러26센트(1210여원)에 원두를 사들인다. 이 돈으로 농민들은 아이들을 학교에도 보낼 수 있고, 열대우림을 파괴하지도 않는 친환경 농법을 쓸 수도 있게 됐다. 현재 전세계에 유통되는 공정무역 커피는 3만3992t으로 여전히 전체 교역량의 0.1%에 불과하지만, 해마다 20~30%씩 늘고 있는 추세다.

네팔산 공정무역 커피 ‘히말라야의 선물’을 가공하는 서울 명동 ‘전광수 커피’ 아카데미에서 1일 손정연·로사 자매(왼쪽부터)가 커피를 맛보며 전 대표에게 원두 구분법을 배우고 있다. 이정아 기자 <A href="mailto:leej@hani.co.kr">leej@hani.co.kr</A>
네팔산 공정무역 커피 ‘히말라야의 선물’을 가공하는 서울 명동 ‘전광수 커피’ 아카데미에서 1일 손정연·로사 자매(왼쪽부터)가 커피를 맛보며 전 대표에게 원두 구분법을 배우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아름다운 가게 이행순 간사는 “우리나라에서는 공정무역 커피 운동이 막 출발하는 단계지만, 맛과 향이 뒤지지 않는데다 운동의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도 많아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올해 안에 적어도 100곳의 커피점에서 ‘히말라야의 선물’을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아름다운 가게의 목표다. 이를 위해 이번 달부터 공정무역 커피를 파는 커피점에 ‘생산자에게 희망을, 소비자에겐 기쁨을’이라는 스티커를 붙여주고 홈페이지에 가게 위치 등을 소개해주는 ‘아름다운 카페 캠페인’을 벌인다.

공정무역 커피 사려면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 인터넷 쇼핑몰과 압구정점 식품 코너, 다음주에 여는 ‘아름다운 카페’ 홈페이지(www.beautifulcoffee.org) 등에서 ‘히말라야의 선물’ 200g을 1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 홈페이지에는 ‘히말라야의 선물’을 판매하는 일반 커피점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올릴 예정이다.

서울 명동 ‘전광수 커피’에서는 갓 볶아 더욱 신선한 커피를 5천원에 맛볼 수 있다.

한국기독교청년회연맹의 ‘동티모르 평화 커피’는 비회원도 400g을 4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문의는 (02)754-7891.

이밖에 미국 공정무역 운동단체인 ‘글로벌 익스체인지’의

온라인 쇼핑몰(store.gxonlinestore.org/coffee.html)과

옥스팜 온라인 쇼핑몰(www.transfairusa.org/do/whereToBuy) 등에서도 다양한 공정무역 커피를 살 수 있다.

공정무역이란?=선진국의 소비자가 저개발국의 생산자에게 직거래를 통해 정당한 가격을 지급하자는 ‘윤리적 소비’ 운동. 빈곤국가에 물자 지원 등의 단순한 도움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줌으로써 생산자 스스로 삶의 기반을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근본 정신이다. 1950년대 영국·스위스 등을 중심으로 시작한 이 운동의 교역량은 커피, 초콜릿, 바나나, 꽃 등 20여개 품목에 걸쳐 해마다 20%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다른 공정무역 상품들

공정무역을 통해 한국에 온 ‘착한 친구들’은 커피뿐만이 아니다.

두레생협(www.dure.coop)은 조합원들을 상대로 2년 전부터 필리핀 네그로스에서 수확한 유기농 설탕을 팔고 있다. 화학 첨가물을 넣지 않은 흑설탕 500g 1봉지를 2천원에 판다. 또 지난 7월부터 오랜 분쟁에 시달리는 팔레스타인의 올리브 농가로부터 들여온 ‘착한 올리브류’는 1병(500ml)에 1만1천원이다.

이 밖에 ‘작은 대안무역’(stopcrackdown.net/bbshop), 아름다운 가게 등에서는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지역에서 만든 수제 옷과 액세서리를 살 수 있다. 여성환경연대도 올 11월께부터 네팔 등지에서 유기농 면과 수공예품을 공정무역으로 들여와 판매할 계획이다. 전세계적으로 공정무역 교역량은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2004년 8억3152만3066유로에서 2005년 11억4157만0191유로로 37%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에 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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