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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일상서 내일의 ‘희망’ 찾는다

등록 2006-09-01 19:00수정 2006-09-07 16:40

[대안생활백서?]
“작은 실천 지혜 모아야” 목소리
생활 속 ‘작은 실천’이 가져오는 변화는 생각보다 크다. 우편함에 쏟아져 들어오는 각종 종이 고지서를 전자 고지서로 바꿔보자. 그만큼의 펄프를 아껴 환경을 보존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녹색연합이 벌인 이 캠페인에 지난해 20여만명의 에스케이텔레콤 고객이 동참했고, 절감된 비용 1천여만원은 장애인을 위해 쓰였다.

눈을 국외로 돌려보면 이런 사례는 흔하다. 1990년대 영국에서 시작한 지구입양프로젝트는 이제는 국제적인 운동이 됐다. 학생들이 땅 위의 특정 부분을 ‘입양’해 돌보게 하는 운동이다. 영국 콘월주의 한 유아학교 아이들은 지역의 버려진 놀이터를 입양해 쓰레기를 치우고 낙서를 지운 뒤 벽화를 그리고 수선화를 심었다. 새 쓰레기통을 마련하러 공연을 벌이고 돈을 모았다.

이런 실천은 나와 동떨어진 어떤 것도 아니며 특별히 어려운 것도 아니다. 가령 이런 식이다. “이번 주는 텔레비전을 보지말자.” 저 ‘바보상자’를 끄면 가족이 보인다. “한번쯤 깜깜한 곳에서 식사를 해보자.” 시각장애인이나 시력이 약한 노인들의 고충을 이해하게 된다. “오늘 하루는 아무것도 사지말자.” 쇼핑에 중독된 생활 습관과 소비 행태를 되돌아 보게 된다.

우리사회 곳곳에서도 바야흐로 이런 움직임들이 태동하고 있다. ‘대안생활백서’ 시리즈가 앞으로 주목하려는 부분이다. 공동체, 환경·생태, 인권, 교육·육아, 양성평등, 소수자, 제3세계 문제 등에서 진보적 태도를 가진 사람조차도 정작 일상 생활에선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성찰적 접근이다. 생활 속 실천이 가능한 아이디어를 나눔으로써 선택 가능한 삶의 방식을 넓혀가려는 몸부림이다.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는 “이념적이고 추상적인 문제를 탈피해 좀 더 미세한 부분, 현실에서 적용가능한 정책과 실천과제가 필요하다”며 “전문가만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이 나름대로 자기 영역과 경험에서 나오는 ‘시민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운동 진영에서도 이런 움직임을 통해 활동 영역과 방식을 확장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오관영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은 “시민운동이 그동안 공적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이제는 이를 생활 영역까지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그동안 우리사회 민주화를 가능하게 했던 시민사회 안의 민주적 역량이 점차 해체되고 있다”며 “진보와 개혁의 역사적 흐름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운동적 의제 설정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시민사회에 진보와 개혁의 뿌리내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안생활백서’ 시리즈는 “세상의 평화를 바라거든 나 스스로 평화가 되어야 한다”는 도법 스님의 말처럼, 일상 속에서 스스로 대안적 가치와 구체적 삶의 방식을 고민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더 나은 미래가 바로 현재 속에서 자라날 수 있음을 확인해가는 과정일 것이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기사와 관련한 제안이나 실천 경험 등을 ‘대안생활백서’ 홈페이지(action.or.kr/home/lifeidea/)에 올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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