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불법매각 의혹’에 대한 감사원의 중간 감사결과가 발표된 19일 오후 서울 삼청동 감사원 앞에서 외환은행 노조원들이 진실 규명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중복 계산하고 부풀리고…
감사원 “BIS비율 8% 넘어”
감사원 “BIS비율 8% 넘어”
감사원은 외환은행 경영진이 부실을 과장해 2003년 말 비아이에스(BIS) 비율 전망치를 6.16%로 제시했고, 감독당국이 이를 적정한 검증과정 없이 예외승인 근거로 활용했다고 결론내렸다.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외환은행은 2003년 7월21일 금융감독원에 비아에이스 비율이 6.16%에 이를 것이라는 자료를 제출했고, 이 수치는 같은 해 7월25일 열린 금융감독위원회 간담회에서 별다른 검증 없이 채택됐다. 금감원 은행감독1국이 이날 간담회에 제출한 ’외환은행 경영 현황 및 지도방안’ 자료에는 외자유치에 성공했을 경우와 실패했을 경우 각각에 대해 중립적 및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제시돼 있다. 이 가운데 6.16%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였으며, 금감위 간담회는 이 시나리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에 대해 부실 정도가 과장된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하이닉스 주식평가 등 6개 항목에서 부실 과다추정 및 중복계산이 확인됐다. 우선 일반 여신의 경우 과거 4년간 연평균 손실(3309억원)이 2003년도에 발생한다는 가정하에 추가 부실 3309억원을 부실액 산정에 반영하고서도 아무런 산출 근거도 없는 542억원을 일반 여신에 중복 산정한 게 드러났다. 현대상선 신용여신에 대한 손실률도 실제보다 높게 적용됐다. 당시 국내은행들이 작용하던 손실률 19%보다 20%포인트나 높은 39.1%(507억원)의 손실률이 적용된 게 드러났다. 하이닉스 주식평가손실을 부풀린 것도 문제다. 하이닉스 평가손실의 경우 이미 상반기 실적에 반영되었음에도 중복 계산되었을 뿐 아니라, 당시 한창 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6월 말 종가 또는 최저종가 등으로 평가하는게 합리적인데도 아무런 근거없이 1천원으로 평가됐다. 이를 통해 최소 1242억원, 최대 2922억원의 부실이 과다하게 추정된 것으로 감사원은 결론지었다. 과다 추정된 것으로 밝혀진 위험가중자산 증가분 2조3천억원과 유가증권 및 여신 규모(최소 1784억원, 최대 3464억원)를 반영할 경우, 당시 외환은행의 비아이에스 비율은 8%를 넘는 것이 확실하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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