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투표” 20대 16%-30대 33%에 불과
50대이상 67%와 큰 편차…선거결과 왜곡 우려
50대이상 67%와 큰 편차…선거결과 왜곡 우려
20·30대 젊은 유권자층의 ‘투표 포기’ 현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20대의 경우 불과 16%만이 5·31 지방선거에서 적극적인 투표 의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30대의 경우에도 적극 투표 의사가 33%에 그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9일 전국 남녀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유권자 의식조사(95% 신뢰수준에서 오차한계 ±2.5%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
다’는 적극적 투표 의향층은 43.4%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2002년의 42.7%보다 0.7%포인트 오른 수치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16.4%, 30대 32.5%, 40대 48.0%, 50대 이상 67.4% 등으로 편차가 극심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1998년 56.6%, 2002년 27.6%, 올해 16.4%로 급격하게 추락하는 추세다. 30대에선 적극적 투표 의향층이 2002년의 31.9%보다 0.6%포인트 늘었으나, 같은 기간에 40대는 0.8%포인트(47.2%→48.0%), 50대 이상은 5.5%포인트(61.9%→67.4%)가 각각 늘어나 상대적 격차는 더 커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실제 대부분의 투표는 적극적 투표 의향층에 의해 이뤄진다”며 “5·31 선거의 투표율이 50%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02년 지방선거의 경우 최종 투표율은 48.8%로, 적극적 투표 의향층 비율을 약간 웃돌았다. 이런 경향대로라면 20대가 1명 투표할 때 50대 이상은 4명이 투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투표할 생각이 없다’는 비투표 의향층 286명(전체의 19.0%)만을 상대로 그 이유를 물어본 결과, ‘투표해도 바뀌는 것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38.1%(109명)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정치에 무관심해서’(25.2%)라는 답변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의 원성훈 사회여론조사부장은 “무관심층과 실망층이 혼재돼 있긴 하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정치적 실망감 때문에 투표를 포기하는 현상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전체 유권자의 43.9%에 해당하는 20·30대의 투표 불참은 선거 판도에 대한 영향을 넘어, 정치가 사회 구성원의 의사를 고루 반영하지 못하는 대의정치 체제의 정당성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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