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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⑥공공성을 높이자

등록 2006-05-01 19:54수정 2006-10-06 17:38

개발 시대를 거치면서 만들어진 노들섬은 한강에서 거의 유일하게 개발되지 않은 채 남은 섬이다. 전문가들은 노들섬을 당장 ‘예술센터’로 개발하기보다, 비워둠으로써 사람과 동·식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곳으로 가꾸자고 조언한다. 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개발 시대를 거치면서 만들어진 노들섬은 한강에서 거의 유일하게 개발되지 않은 채 남은 섬이다. 전문가들은 노들섬을 당장 ‘예술센터’로 개발하기보다, 비워둠으로써 사람과 동·식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곳으로 가꾸자고 조언한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서울시 예술센터 건립 논란
“쉴 시간 줘 자연 찾아오게”
한강 평화·생태의 젖줄로 - 한강서 개발되지 않은 마지막 섬 노들섬을 그냥 놔두세요

불과 40년 전만 해도 서울 한강엔 많은 섬이 있었고, 대부분 미개척지였다. 여의도·잠실섬·난지도·저자도는 백사장이었고, 밤섬은 배 짓는 돌섬 마을이었다. 선유도는 채석장이었으며, 노들섬은 아예 비어 있었다. 그밖에 뚝섬에 정수장과 유원지가 있었을 뿐이다.

개발시대를 거치면서 서울 한강엔 밤섬, 선유도, 노들섬 등 3개의 섬이 남았다. 여의도·잠실섬엔 아파트와 상업건물들이 들어섰고, 난지도와 선유도, 뚝섬은 각각 쓰레기장, 정수장, 경마장 등을 거쳐 공원으로 바뀌었다. 본래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던 밤섬과 선유도에선 돌산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뚝섬 앞의 저자도와 반포천 하구의 기도 등은 이름도 자취도 모두 사라져버렸다.

남아 있는 3개 섬 가운데는 사람의 손을 가장 적게 탄 곳은 노들섬이다. 그러나 노들섬 역시 지난 2005년 초 이명박 서울시장이 이곳에 ‘예술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하며 논란의 한가운데 놓이게 됐다.

노들섬은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용산구 이촌동 앞에 100만평 이상 펼쳐져 있던 ‘한강 백사장’ 남쪽의 모래언덕이었다. 이 모래 언덕은 일제가 ‘한강 인도교’를 놓으면서 돋워져 다리 끝받침(교대)으로 사용됐고, 다시 1980년대 2차 한강개발로 한강 물이 가둬지면서 ‘섬’이 됐다.

서울시는 2005년 3월 노들섬을 사들였으며, 11월엔 ‘건립기금 조례’를 제정했다. 논란이 된 오페라하우스(1500석)·전용 콘서트홀(2000석)은 올해 7월까지 국제공모한 설계안을 선정한 뒤 2008년 착공하기로 했다. 사실상 다음 시장에게 공을 넘긴 셈이다. ‘예술센터’의 나머지 시설인 야외 청소년음악공원은 이 시장 임기 안인 올해 5월 착공해 2007년 완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야외 음악공원마저 각계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지난 4월5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건립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대화 서울시민포럼 공동대표는 “노들섬은 한강에서 개발되지 않은 마지막 섬인 만큼 예술센터 건설엔 좀더 많은 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현정 서울환경운동연합 환경정책팀장도 “노들섬은 맹꽁이의 서식처이며 한강 생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개발에 앞서 멸종위기종 보호 대책을 세우고 사전 환경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술의 전당을 설계한 김석철 아키반 대표도 “서울 한강의 미래에 대한 마스터플랜이 없고,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오페라하우스를 짓는 것은 설득력이 적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단한 개발시대를 거쳐온 노들섬에게 비움과 쉼의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용 문화연대 공동대표는 “노들섬의 둘레둑(윤중제)을 헐고 내버려 두면 서울 한강 한복판에 모래톱과 숲으로 이뤄진 훌륭한 자연 랜드마크가 생길 것”이라며 “노들섬에 인공시설을 짓지 말고, 나무와 풀, 새가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김석철 아키반 대표도 “더 많은 시간을 두고 한강과 노들섬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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