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 날리고 관광자원 살리고 ‘다목적’
서울시 연구 시작…선착장 접근성 높여야
서울시 연구 시작…선착장 접근성 높여야
한강 평화·생태의 젖줄로 - 평일 여덟시엔 통근 배 주말 한낮에는 관광 배
88올림픽을 앞두고, 가수 정수라는 이렇게 노래 불렀다. “하늘엔 조각구름 떠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있고 저마다 누려야할 행복이 언제나 자유로운 곳~.”
바야흐로 ‘건국 이래 대행사’를 맞이해 온 국민의 신바람이 최고조로 올라가던 시절이었다. 도로가 새로 닦였고 도시가 단장했다. 서울의 젖줄, 한강에도 손을 댔다. 제2차 한강종합개발계획이 마무리된 것이다. 강둑을 새로 쌓았고 대대적인 준설이 있었다. 강물엔 조각구름 같은 흰 유람선이 떴다.
그로부터 20년. 여전히 한강엔 유람선이 뜬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한강에서 배 타기는 여전히 익숙한 일이 아니다. 한강시민공원사업소가 낸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 1987년 한강유람선을 탄 시민은 93만7509명으로 지난해 이용객 75만1509명에 비해 오히려 많다. 새 밀레니엄을 맞아 유람선 마케팅이 활발했던 2000년엔 140만7728명이 타기도 했지만 통상 한해 70만명 안팎인 수준이다. 보트·윈드서핑 등 다른 수상 스포츠가 늘긴 했으나, 주말에 한강 둔치가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것에 비하면 ‘수면’은 너무나 고요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한강 수상교통 활성화를 위해 ‘한강 페리 시스템 도입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연구를 맡은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교통연구부 윤혁렬 연구위원은 “그동안 한강에서 치수(治水)만을 신경써 왔다면 이제는 이수(利水)도 함께 고려해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한강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교통과 관광 두 가지를 꼽았다. 대중교통 수단으로 한강 페리를 띄워 출퇴근때의 교통 혼잡을 덜고, 한강에 흩어져 있는 우수한 역사·문화 자원을 뱃길로 연계해 관광코스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현재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포함해 ‘한강권’을 오가는 사람은 하루 259만9천여명으로 파악된다. 서울시는 이 가운데 5% 정도가 통근 배를 이용할 것으로 추정하고 이산포·김포·마곡·상암·여의도·이촌·신사·성수·청담·잠실에 나루터를 만드는 것으로 계획했다. 페리의 평균 운행 속도를 시속 45km로 잡을 경우 이산포에서 출발한 배는 상암까지 24.9분, 여의도까지 33.2분, 청담까지 51.2분, 잠실까지 53.6분만에 도착한다.
홍익대 건축도시공학부 황기연 교수는 “여의도나 삼성동 일대처럼 업무·상업 중심지구만 급행으로 가는 노선을 둘 경우엔 더욱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한 “통근 배가 현실화하려면 선착장이 있는 곳까지 접근성이 좋아야 하는데 무역센터가 있는 삼성동 일대는 탄천 일부를 운하처럼 파서 배가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강에 배를 띄우려면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들이 쉽게 배를 타러 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가에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이 많지 않고, 육지쪽에서 나루터로 이동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김순관 교통연구부장은 “선착장과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모노레일같은 신교통수단 도입, 걷고 싶은 길같은 보행자 위주의 길 설치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등지에서 관광용으로 도입된 적이 있는 수륙 양용차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수륙양용차는 지상에선 자동차처럼 달리다가, 물에 들어서면 보트로 변신하는 것이다. 다만, 수륙 양용차는 물에선 최대 속도가 시속 20km 정도로 저속이어서 통근용으로 활용하기에 무리가 있다. 한강에 흩어져있는 관광자원들을 뱃길로 묶어서 즐기자는 데는 환영하는 목소리가 높다. 권종수 한강시민공원사업소장은 “상암동의 월드컵공원, 선유도공원, 뚝섬 서울숲공원, 마포나루터의 절두산성지, 노량진 수산시장, 암사동 선사유적지, 풍납토성 등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기연 교수도 “남북이 정치적으로 결단을 내리면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한강 하구에선 그동안 고이 보존돼 있던 자연자원들을 살피는 생태 관광도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홍익대 건축도시공학부 황기연 교수는 “여의도나 삼성동 일대처럼 업무·상업 중심지구만 급행으로 가는 노선을 둘 경우엔 더욱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한 “통근 배가 현실화하려면 선착장이 있는 곳까지 접근성이 좋아야 하는데 무역센터가 있는 삼성동 일대는 탄천 일부를 운하처럼 파서 배가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강에 배를 띄우려면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들이 쉽게 배를 타러 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가에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이 많지 않고, 육지쪽에서 나루터로 이동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김순관 교통연구부장은 “선착장과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모노레일같은 신교통수단 도입, 걷고 싶은 길같은 보행자 위주의 길 설치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등지에서 관광용으로 도입된 적이 있는 수륙 양용차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수륙양용차는 지상에선 자동차처럼 달리다가, 물에 들어서면 보트로 변신하는 것이다. 다만, 수륙 양용차는 물에선 최대 속도가 시속 20km 정도로 저속이어서 통근용으로 활용하기에 무리가 있다. 한강에 흩어져있는 관광자원들을 뱃길로 묶어서 즐기자는 데는 환영하는 목소리가 높다. 권종수 한강시민공원사업소장은 “상암동의 월드컵공원, 선유도공원, 뚝섬 서울숲공원, 마포나루터의 절두산성지, 노량진 수산시장, 암사동 선사유적지, 풍납토성 등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기연 교수도 “남북이 정치적으로 결단을 내리면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한강 하구에선 그동안 고이 보존돼 있던 자연자원들을 살피는 생태 관광도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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