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수사 협조 약속…‘로비수사’ 급물살 탈듯
검찰이 현대차ㆍ글로비스에 이어 현대오토넷 수가에 본격 착수키로 한 것은 금융브로커 김재록씨와 정몽구 회장 등 사주 일가를 동시에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검찰은 현대오토넷 압수물 분석을 통해 비자금 조성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수사망을 사주 일가 쪽으로 압축시켜 정 회장의 연루 가능성을 집중 추궁해 김재록씨를 경유한 로비대상을 실토하지 않을 수 없도록 압박하는 카드를 내민 것이다.
검찰 수사는 우선 현대차그룹의 현대오토넷 인수와 현대오토넷-글로비스 주식 맞교환 과정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금보험공사가 작년 7월 현대오토넷 주식을 현대차ㆍ지멘스 컨소시엄에 매각할 당시 `헐값 인수' 의혹이 금융권에서 제기됐고 현대오토넷이 올해 2월 전자부품 계열사인 본텍을 흡수합병하면서 정의선 기아차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글로비스의 가치를 높여줬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따라서 검찰은 정 사장이 글로비스와 현대오토넷을 활용한 계열사 주식 매입을 통해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중심의 순환지배구조인 현대차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려 했다는 의혹을 파헤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검찰의 수사방향은 현대차그룹 비자금의 규모 및 용처 확인 단계를 넘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사장을 `정조준'하는 셈이 된다.
더욱이 현재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고 있는 현대차그룹 재무담당 임직원들이 `상부의 비자금 지시설'을 부인해온 기존의 입장을 바꿔 `윗선의 개입'을 진술한다면 사주 일가의 출국금지 및 소환 가능성도 예상된다.
정 회장 부자는 당분간 검찰의 강제수사를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현대오토넷 수사 등에서 새로운 단서가 나올 경우 그 때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얘기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현대오토넷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량이 글로비스에서 가져온 압수물보다 적은 분량은 아니다"며 현대오토넷 수사에서 모종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검찰이 이처럼 사주 일가를 압박하는 쪽으로 속전속결식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현대차그룹 전체 비리를 겨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금융브로커 김재록씨를 통한 정ㆍ관계 로비의 실체를 파악하는 게 주목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 수사가 `경영권 편법 승계'로 번질 가능성도 있지만 현대차그룹 비자금을 디딤돌로 삼아 김씨와 연관된 정ㆍ관계 실력자들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수순을 밟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 수사는 현대차그룹이 로비와 관련한 `과거사'를 어느 정도 털어놓느냐가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확보한 현대차그룹 압수물 분석을 통해 김씨가 현대차로부터 비자금을 건네받아 로비를 했음을 뒷받침하는 중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시간이 흐를수록 현대차그룹이 수사에 협조할 것이란 관측이 중론이다. 채 수사기획관은 2일 "압수물을 여러 검사가 마치 시험 채점을 하듯 돌아가며 정밀 분석하고 있다. 압수수색 성과가 굉장히 좋았다"며 김씨의 로비 정황을 찾았음을 시사했다. 수사팀에게 불만을 털어놓으며 `단식투쟁'을 벌이던 김씨가 돌연 단식을 풀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도 검찰이 제시한 새로운 물증 앞에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김씨는 단식을 그만두면서 "월요일인 3일부터는 조사에 적극 응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현대오토넷 수사가 본격화되고 김씨의 입이 열리는 3일부터 김대중 정부 이후 정ㆍ관계 실력자들을 상대로 한 로비 의혹 및 현대차그룹 비자금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심규석 기자 ks@yna.co.kr (서울=연합뉴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현대오토넷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량이 글로비스에서 가져온 압수물보다 적은 분량은 아니다"며 현대오토넷 수사에서 모종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검찰이 이처럼 사주 일가를 압박하는 쪽으로 속전속결식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현대차그룹 전체 비리를 겨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금융브로커 김재록씨를 통한 정ㆍ관계 로비의 실체를 파악하는 게 주목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 수사가 `경영권 편법 승계'로 번질 가능성도 있지만 현대차그룹 비자금을 디딤돌로 삼아 김씨와 연관된 정ㆍ관계 실력자들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수순을 밟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 수사는 현대차그룹이 로비와 관련한 `과거사'를 어느 정도 털어놓느냐가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확보한 현대차그룹 압수물 분석을 통해 김씨가 현대차로부터 비자금을 건네받아 로비를 했음을 뒷받침하는 중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시간이 흐를수록 현대차그룹이 수사에 협조할 것이란 관측이 중론이다. 채 수사기획관은 2일 "압수물을 여러 검사가 마치 시험 채점을 하듯 돌아가며 정밀 분석하고 있다. 압수수색 성과가 굉장히 좋았다"며 김씨의 로비 정황을 찾았음을 시사했다. 수사팀에게 불만을 털어놓으며 `단식투쟁'을 벌이던 김씨가 돌연 단식을 풀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도 검찰이 제시한 새로운 물증 앞에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김씨는 단식을 그만두면서 "월요일인 3일부터는 조사에 적극 응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현대오토넷 수사가 본격화되고 김씨의 입이 열리는 3일부터 김대중 정부 이후 정ㆍ관계 실력자들을 상대로 한 로비 의혹 및 현대차그룹 비자금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심규석 기자 k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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