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검찰의 비자금 관련 수사가 확대 되는 것은 물론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수사가 확대 또는 장기화될 경우 국내외 판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해외 신규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지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기때문이다.
여기에 의혹 제보자 등 수사 배경과 관련된 여러 추측마저 나돌면서 현대차그룹 내부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 국내외 판매 감소 우려 = 2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현대차와 글로비스의 압수물 분석을 거의 마친 뒤 3일부터는 전장부품 계열사인 현대오토넷 압수물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다.
검찰은 또 현대차그룹의 현대오토넷 인수과정에 대해서도 로비 의혹을 포함한 다양한 비리 관련 소문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시사했으며, 현대차그룹과 관련된 수사를 5월 안에 마무리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처럼 이번 수사가 장기화되면 현대.기아차는 우선 국내외 자동차 판매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03-2004년 대선자금 수사 때의 경우 국내외 자동차 판매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었다.
이는 당시에는 자동차 시장이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호황을 누리던 상황에서 싼타페와 EF쏘나타 등의 신차 판매가 호조세를 보인 데다 검찰의 수사가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주요 그룹들을 대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검찰의 비자금 관련 수사는 일단 현대차그룹에 국한돼 있는 상태여서 수사가 확대.장기화될 경우 자칫 판매에 상당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현대.기아차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검찰의 수사 착수 이후 현재까지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 판매 계약대수가 작년 동기보다 소폭 늘어나는 등 수사가 자동차 판매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현대.기아차측은 하지만 수사가 장기화되고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판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장 기아차는 야심작으로 카렌스의 외관과 크기, 성능 등을 대폭 향상시킨 후속 'UN'(프로젝트명)을 오는 13일 출시할 예정이고, 현대차도 준중형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아반떼XD 후속 'HD'(프로젝트명)를 이달말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뒤 시판할 예정이지만 여느 모델만큼의 '신차붐'이 조성될 지에 회의적인 모습이다. 현대차는 또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쏘나타에 이어 이달말부터 싼타페를 생산, 5월부터 현지 판매에 들어가 SUV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지만 대외 이미지 하락과 이를 악이용한 경쟁업체의 판촉 강화 등으로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 해외 신규사업에도 차질 전망 = 현대.기아차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 신규사업도 검찰 수사 과정이나 결과에 따라 차질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이달중 중국 베이징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중국 제2공장 건립을 위한 수순을 마무리해 착공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어 내달 체코 노세비체에서 8억-10억유로를 투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공식 투자계약서에 서명할 계획이다. 기아차도 지난달 12억달러를 투자,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2009년까지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투자계약서를 체결한 데 이어 이달 현지에서 정의선 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수사가 현대.기아차 최고위층까지 확대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이 같은 계획이 연기 또는 축소되는 등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체코에서 열린 공장 건립 '계약조건 체결'때 김동진 부회장이 직접 서명할 예정이었지만 상무급이 대신 참석했다. 정의선 사장도 지난주 유럽 출장이 예정돼 있었지만 결국 이를 취소했다. ◇ 갖가지 추측도 난무 =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갖가지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우선 검찰이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내부 제보가 있었다"고 밝히고 이 제보가 수사의 결정적인 단서가 된 것으로 알려진 이후 이와 관련한 추측들이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떠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추측들은 "최근 그룹내에서 알력싸움을 벌이다 인사때 물러나게 된 고위 임원"이라느니 "계열사에서 퇴사하게 된 데 불만을 품은 전.현직 회계담당 임.직원"이라느니 하는 것들이다. 여기에 검찰 수사 이전부터 떠돌아다녔던 현대차그룹의 인사 문제 등을 담은 익명의 투서가 수사 이후 다시 등장하면서 "투서 작성자가 제보자일 것"이라느니 "외부에서 현대차그룹 분열을 위해 흘린 것"이라느니 하는 억측마저 재차 양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수사 이후 경영 여건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전혀 확인될 수 없는 여러 추측마저 난무해 내부 분위기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며 "수사가 하루 속히 마무리돼 임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 (서울=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검찰의 비자금 관련 수사는 일단 현대차그룹에 국한돼 있는 상태여서 수사가 확대.장기화될 경우 자칫 판매에 상당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현대.기아차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검찰의 수사 착수 이후 현재까지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 판매 계약대수가 작년 동기보다 소폭 늘어나는 등 수사가 자동차 판매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현대.기아차측은 하지만 수사가 장기화되고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판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장 기아차는 야심작으로 카렌스의 외관과 크기, 성능 등을 대폭 향상시킨 후속 'UN'(프로젝트명)을 오는 13일 출시할 예정이고, 현대차도 준중형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아반떼XD 후속 'HD'(프로젝트명)를 이달말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뒤 시판할 예정이지만 여느 모델만큼의 '신차붐'이 조성될 지에 회의적인 모습이다. 현대차는 또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쏘나타에 이어 이달말부터 싼타페를 생산, 5월부터 현지 판매에 들어가 SUV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지만 대외 이미지 하락과 이를 악이용한 경쟁업체의 판촉 강화 등으로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 해외 신규사업에도 차질 전망 = 현대.기아차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 신규사업도 검찰 수사 과정이나 결과에 따라 차질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이달중 중국 베이징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중국 제2공장 건립을 위한 수순을 마무리해 착공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어 내달 체코 노세비체에서 8억-10억유로를 투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공식 투자계약서에 서명할 계획이다. 기아차도 지난달 12억달러를 투자,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2009년까지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투자계약서를 체결한 데 이어 이달 현지에서 정의선 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수사가 현대.기아차 최고위층까지 확대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이 같은 계획이 연기 또는 축소되는 등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체코에서 열린 공장 건립 '계약조건 체결'때 김동진 부회장이 직접 서명할 예정이었지만 상무급이 대신 참석했다. 정의선 사장도 지난주 유럽 출장이 예정돼 있었지만 결국 이를 취소했다. ◇ 갖가지 추측도 난무 =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갖가지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우선 검찰이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내부 제보가 있었다"고 밝히고 이 제보가 수사의 결정적인 단서가 된 것으로 알려진 이후 이와 관련한 추측들이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떠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추측들은 "최근 그룹내에서 알력싸움을 벌이다 인사때 물러나게 된 고위 임원"이라느니 "계열사에서 퇴사하게 된 데 불만을 품은 전.현직 회계담당 임.직원"이라느니 하는 것들이다. 여기에 검찰 수사 이전부터 떠돌아다녔던 현대차그룹의 인사 문제 등을 담은 익명의 투서가 수사 이후 다시 등장하면서 "투서 작성자가 제보자일 것"이라느니 "외부에서 현대차그룹 분열을 위해 흘린 것"이라느니 하는 억측마저 재차 양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수사 이후 경영 여건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전혀 확인될 수 없는 여러 추측마저 난무해 내부 분위기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며 "수사가 하루 속히 마무리돼 임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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