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중국에서 국내로 송환된 강남 마약음료 피의자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2023.12.26 영종도/연합뉴스
지난 4월 발생한 ‘강남 마약음료’ 사건의 주범이 중국에서 붙잡힌 지 7개월 만에 국내로 강제송환됐다.
경찰청은 한국 국적인 이아무개(26)씨를 26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강제송환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4월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시음행사를 가장해 필로폰과 우유를 섞은 ‘마약 음료’를 ‘집중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또한 마약 음료를 마신 피해 학생의 부모들에게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빼앗으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주범인 이씨가 지난해 10월 중국으로 출국한 뒤 국내외 공범들과 공모해 이 사건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강남 학원가에 유포된 마약음료. 강남경찰서 제공
경찰청은 사건 발생 직후 수사관서인 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 요청에 따라 이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는 한편, 주중 대사관 경찰주재관을 통해 중국 공안부와의 핫라인을 가동해 추적해왔다. 이씨는 사건 발생 52일만인 지난 5월24일 중국 현지 공안에 의해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붙잡혔다. 이어 7개월 여만인 지난 20일 중국 공안부는 이씨의 강제추방을 결정했다. 이에 경찰청은 중국으로 호송팀을 급파해 국내 송환 절차를 진행했다.
이용상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담당관은 “보통 송환 요청부터 실제 송환까지 평균 1년6개월에서 2년 정도가 걸리는데, 마약과 무관한 어린 학생들을 노린 신종범죄라는 심각성 등을 감안해 양쪽이 노력해온 만큼 이례적으로 빠른 송환이 이뤄졌다”고 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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