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경복궁 담벼락 앞에서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전날 누군가가 스프레이로 쓴 낙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서울 경복궁 담벼락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지 하루 만에 또다시 ‘낙서 테러’를 당했다.
18일 서울 종로경찰서 설명을 종합하면, 전날 오후 10시 20분께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벼락에 붉은색 라커 스프레이를 이용한 낙서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낙서의 크기는 가로 3m 세로 1.8m로, 영문과 한글이 섞인 문구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기존 범행과 다른 용의자의 소행으로 보고 있지만, 관련성에 대해서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16일 오전 1시42분께에도 영추문 좌·우측에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를 이용해 ‘영화 공짜’ 문구와 함께 불법 스트리밍 누리집을 연상케 하는 낙서가 발견돼 경찰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용의자가 2명이라 보고 이들의 동선을 추적 중이지만 인근에 폐쇄회로텔레비전이 작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담벼락과 서울경찰청 청사 담벼락에서도 스프레이를 이용한 낙서가 발견됐는데, 경찰은 모두 동일범의 소행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경찰청과 국립고궁박물관 모두 경복궁 인근에 있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담벼락에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낙서가 적혀있다. 문화재청 제공, 연합뉴스
이들 용의자에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보호법을 보면, 국보 및 보물, 사적, 명승 등의 지정문화재에 글씨 또는 그림 등을 쓰거나 그리거나 새기는 행위 등이 금지된다. 어길 경우 훼손된 문화재의 원상 복구나 관련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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