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의 연세대 공과대학장실에서 열린 ‘명예졸업증서 수여식’에서 고 김도원씨 유족에게 명예졸업증을 전달했다고 15일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낙상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뒤 장기를 기증해 6명을 살리고 떠난 대학생이 명예졸업증을 받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공과대학장실에서 열린 ‘명예졸업증서 수여식’에서 고 김도원씨 유족에게 명예졸업증을 전달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씨는 사고 당시 연세대 공과대학 전기전자공학부에 재학 중이었다.
앞서 김씨는 2020년 4월 귀가하던 중 낙상 사고로 뇌를 크게 다쳤다. 김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은 다른 누군가의 몸에서라도 남아 함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기증을 결심했다. 또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다던 김씨의 꿈을 마지막 순간에라도 이뤄주고 싶었다고 한다.
김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쪽), 췌장을 기증해 모두 6명의 생명을 살렸다.
광주광역시에서 2남1녀 가운데 둘째로 태어난 김씨는 성격이 밝고 무엇이든 도전하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다문화 가정이나 소외 계층에 관심이 많았고, 학생 시절부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학습 재능 기부도 해왔다.
김씨는 관현악단, 독도 관련 동호회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면서도 바이러스 관련 의학도나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학업에도 힘을 쏟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의 연세대 공과대학장실에서 열린 ‘명예졸업증서 수여식’에서 고 김도원씨 유족에게 명예졸업증을 전달했다고 15일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김씨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투병 중 14일 동안 하루에 두 번 10분간 만남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어. 그때 아들이 전해준 손의 온기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 그 온기를 잊지 않고 이웃과 사회에 전달하며 네 마음을 전한다는 생각으로 살게”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아버지는 “네가 언젠가 엄마에게 노래방에서 불러줬던 가수 ‘볼빨간 사춘기’의 ‘여행’에서 ‘날아다니는 새처럼 난 자유롭게 플라이(fly) 플라이(fly)’ 노랫말같이 이제는 모든 걸 내려놓고 자유롭게 날아가렴”이라고 덧붙였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