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비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입시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32)씨가 8일 오후 재판에 출석했다. 재판에서 조씨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지만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주장하면서 공소를 기각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조씨 쪽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 진술을 들은 뒤 “허위작성된 서류들을 행사한 업무방해 등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며 “하지만 검찰의 이 사건 공소제기는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남용해 절차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조씨가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한 것은 2013년인데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7년이지만 부모의 기소로 공소시효가 정지됐다”며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소시효 정지는 공범이 도주할 때나 공범 사이 형평성을 기하기 위함인데 이 사건은 기소가 늦어진 합당한 과정이 없다”고 했다. 이어 “정당한 이유 없이 (검찰이)소추권을 행사하지 않고 뒤늦게 기소한 것은 검사의 태만과 위법에 기인한 것으로, 피고인이 신속하게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도 주장했다.
조씨가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해당 사건은 간이공판절차로 진행될 예정이다. 피고인이 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해 자백한 경우에 법원은 간이공판절차로 진행할 수 있는데, 사건의 증거에 피고인이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보다 빠르게 선고할 수 있다.
조씨는 아버지인 조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2013년 6월께 서울대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허위로 작성된 자기소개서를 내고,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장 명의의 인턴십 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 허위로 작성되거나 위조된 증빙서류들을 제출한 뒤 서류전형에 합격해 서울대 의전원 평가위원들의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한 혐의(허위작성공문서행사, 업무방해)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또 엄마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 함께 2014년 6월께 부산대의전원에 허위로 작성된 입학원서, 자기소개서, 그리고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제출해 최종 합격함으로써 부산대 의전원 평가위원들의 입학사정업무를 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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