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는 7일 익명의 94살 할머니가 “부모님 없이 큰 아이들에게 써 달라”며 100만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제공
익명의 94살 할머니가 “부모님 없이 큰 아이들에게 써 달라”며 100만원을 기탁했다.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는 7일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100만원을 기탁한 얼굴 없는 기부 천사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익명의 기부자가 건넨 흰 봉투에는 연필로 꾹꾹 눌러쓴 글씨로 “부모님 없이 큰 아이들에게 써주세요. 그러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손자, 손녀 사남매 중고(등학교) 때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약소하지만 저는 94살”이라고 적힌 편지가 들어 있었다.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는 7일 익명의 94살 할머니가 “부모님 없이 큰 아이들에게 써 달라”며 100만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제공
이 할머니는 서울 관악구 대한적십자사 남부봉사관을 직접 방문해 책임자인 봉사관장에게 100만원이 든 편지 봉투를 건넨 뒤 신원을 밝히지 않고 떠났다.
적십자사 서울지사는 할머니의 기부금을 아동복지시설 퇴소 뒤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과 위기가정 아동·청소년에게 생계, 주거비를 전달하는 사업에 보탤 예정이다.
적십자사 서울지사 남부봉사관 관계자는 “할머니가 갑작스럽게 사무실을 찾아와 처음에는 적십자의 도움이 필요하거나 해결해야 할 민원이 있는 줄 알았다”며 “온정을 전해준 기부자에게 감사드리며, 꼭 필요한 곳에 올곧게 지원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는 내년 1월31일까지 적십자회비 모금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모금액은 국내·외 재해 이재민 구호, 저소득층 생계 지원, 보건·안전교육 등 생명을 살리는 인도주의 활동을 위해 사용된다.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는 7일 익명의 94살 할머니가 “부모님 없이 큰 아이들에게 써 달라”며 100만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제공
조윤영 기자
jy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