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 수사 8개월 만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불러 조사한다. 송 전 대표의 변호인은 “검찰과 출석 일정 협의를 통해 12월8일 오전 9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한달 앞두고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국회에서 300만원이 든 봉투 20개를 의원들에게 전달하며 송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고 보고 수사해왔다. 윤 의원은 이런 혐의로 지난 8월 구속됐다. 검찰은 윤 의원이 전달한 돈의 자금 조성 및 전달 등에 송 전 대표도 연관되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당시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는 민주당 대표로 당선됐다.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8월에 걸쳐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자신의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 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후원금 명목으로 3억여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사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월12일 윤 의원 등의 집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돈봉투 의혹 사건 수사를 본격화했다. 이후 돈봉투 조성과 전달에 관여한 혐의로 윤 의원과 함께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와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 등을 기소했지만, 의혹의 핵심인 송 전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는 진행하지 않아 왔다. 검찰은 돈봉투 수수 의원을 2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중 강제수사를 받은 의원 역시 이성만·허종식·임종성 의원 등 3명뿐이다.

이번 사건 수사가 본격화된 지난 4월 송 전 대표는 프랑스에 머물다 민주당 안팎의 조기 귀국 요청으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검찰은 이후 송 전 대표의 집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정작 소환조사는 미뤄왔다. 이에 송 전 대표는 5~6월 두 차례 ‘자신을 조사하라’며 검찰청을 찾았지만 검찰의 거부로 조사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후 송 전 대표는 검찰이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면서 확보한 증거로 먹사연 후원금 수사를 하는 것은 별건 수사에 해당한다며 지난달 3일 대검 수사심의위원회가 이번 사건의 위법성과 수사 계속 여부 등을 판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재 송 전 대표는 자신에게 제기된 돈봉투 의혹 등에 대해서 모두 부인하는 중이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