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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별 보는 걸 좋아한 15살 예원, 5명 살리고 별이 되다

등록 2023-11-27 10:53수정 2023-12-08 15:07

지난해 5월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난 이예원(15)양(오른쪽)과 이양의 동생(왼쪽).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지난해 5월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난 이예원(15)양(오른쪽)과 이양의 동생(왼쪽).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별 보기를 좋아하던 15살 소녀는 너무 빨리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5월 11일 경기도 분당차병원에서 이예원(15)양이 뇌사 상태에서 5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사연을 27일 공개했다.

이양은 지난해 4월26일 집에서 저녁 식사를 기다리다가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된 이양은 뇌출혈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지만 예후가 좋지 못했다. 수술 후 일주일이 지나지도록 깨어나지 못했고, 장기 기능도 떨어지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의료진에게 곧 심장이 멎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이양의 가족들은 고민 끝에 기증을 결심했다. 남을 배려하고 돕기를 좋아한 평소의 이양이었다면 기증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가족들은 생각했다. 이양은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렸다.

지난해 5월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난 이예원(15)양.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지난해 5월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난 이예원(15)양.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경기도 평택에서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이양은 밝고 쾌활한 성격의 청소년이었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 첫 시험 때는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똑똑하고 운동도 잘했다. 어릴 때부터 독서와 별 보기를 즐기던 이양은 천문학을 공부하고 싶어했다고 한다. 대학교수를 꿈꾼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딸이었지만, 치킨과 돈가스, 라면을 좋아하는 평범한 중학생이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난 이예원(15)양의 동생이 언니를 생각하며 그린 그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지난해 5월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난 이예원(15)양의 동생이 언니를 생각하며 그린 그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이양의 어머니는 “이렇게 갑자기 이별할 줄 생각하지 못했고, 지금도 네가 없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엄마, 아빠에게 넌 기쁨이었고 행복이었어. 너무 착하고 예쁘게 자라줘서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네가 마지막 순간에 모든 것을 주고 떠났듯이 엄마도 그렇게 할게. 매일 그립고 보고싶다. 우리 꼭 다시 만나자”라고 이양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양의 아버지 이준재씨도 “매일 딸 예원이를 그리워하고 있다”며 “예원이에게 새 생명을 얻은 분들이 건강하게 예원이 몫까지 열심히 살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지난해 5월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난 이예원(15)양의 동생이 평소에 그린 그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지난해 5월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난 이예원(15)양의 동생이 평소에 그린 그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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