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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에서 자녀의 부정행위를 적발한 감독관에게 ‘내가 변호사인데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며 폭언한 학부모가 실제 경찰대 출신 변호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형사법의 제왕’으로 불리는 스타 강사다.
26일 한겨레가 서울시교육청과 서울교사노동조합, 경찰 등을 통해 확인한 사실을 종합하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자녀가 부정행위 판단을 받자 감독관 중 한명을 찾아가 항의한 학부모는 대형 경찰 공무원 학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찰대 출신 강사 ㄱ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직 경찰관이자 현직 법조·교육인이라는 ㄱ씨의 이력에 비춰볼 때, 그의 행위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ㄱ씨 자녀는 수능 당일 종료 벨이 울린 뒤에도 답안지에 마킹을 하려고 했다가 감독관에게 적발됐고, 감독관 3명의 진술이 일치해 부정행위자로 처리됐다.
ㄱ씨 부부는 다음날 감독관 중 한명인 ㄴ교사의 학교로 각각 찾아가 자녀가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취지로 항의했다. 이들은 지난 21일에는 학교 앞에서 ㄴ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1인 피켓시위까지 벌였다.
특히 ㄱ씨는 해당 감독관과의 통화에서 ‘내가 변호사이며, 우리 아이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는 취지로 폭언했다고 서울교사노조는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ㄱ씨를 고발하기로 했다.
경찰대를 졸업한 ㄱ씨는 지난 2007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현재는 대형 경찰 학원에서 형사소송법과 형법 등을 강의 중이다. 경찰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스타강사로 통하는 인물이다. ㄱ씨는 현재 건강을 이유로 27∼28일로 예정된 정규 강의를 휴강한 상태다. 한겨레는 ㄱ씨에게 해명을 요청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