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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지푸라기 심정’ 김연경에 도움 청해…196㎝ 이우진 유럽 진출

등록 2023-11-17 09:40수정 2023-11-17 17:05

이탈리아 출국 공항서 “김연경 선배 닮고 싶어”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우진 선수(오른쪽)와 임근혁 아이엠컨설팅 대표(왼쪽)가 촬영한 기념 사진. 연합뉴스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우진 선수(오른쪽)와 임근혁 아이엠컨설팅 대표(왼쪽)가 촬영한 기념 사진. 연합뉴스

“김연경 선배를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늘 존경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도움을 크게 받았다. 내가 한국 배구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성장하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최고 선수인 김연경 선배를 닮고 싶다.”

최근 이탈리아 리그 진출을 확정한 남자 배구 19살 이하(U19) 국가대표 이우진(18·경북체고)이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탈리아로 출국하며 연합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이우진은 지난 8일 이탈리아 남자 배구 1부리그 구단인 베로 발리 몬자 입단을 확정했다. 국내 고등학생 선수 중 유럽리그에 직행한 건 그가 처음이다. 그가 김연경에게 받은 ‘도움’은 무엇일까?

16일 김연경의 에이전트인 임근혁 아이엠(IM)컨설팅 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김연경 선수의 소개로 이우진 선수를 원하는 이탈리아 구단과 중간에서 소통하는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훈련 중인 이우진 선수의 모습. 유튜브 채널 ‘빙고맨’ 갈무리
훈련 중인 이우진 선수의 모습. 유튜브 채널 ‘빙고맨’ 갈무리

이우진의 유럽 진출 꿈은 국제대회에서 그의 활약을 지켜본 한 이탈리아 에이전트가 “이탈리아 리그에서 뛰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며 시작됐다.

196㎝의 큰 키에 탄탄한 기본기와 날카로운 공격력을 갖춘 그는 어릴 때부터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김연경과 같은 포지션(아웃사이드 히터)인 이우진은 지난해 제14회 아시아배구연맹(AVC) 아시아유스남자선수권대회와 지난 8월 19살 이하 세계배구선수권대회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에게 해외 진출의 기회가 찾아온 것도 이 대회에서의 활약 덕분이었다.

이런 제안이 구단과의 계약으로 이어진 데는 김연경의 도움이 있었다. 이탈리아 리그 진출 제안을 받은 이우진은 처음에는 “사기가 아닌가” 의심했다고 한다. 해외 리그에 진출하는 게 옳은 선택인지를 두고도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이우진과 그의 부모는 김연경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지만 청소년 국가대표팀 코치를 통해 어렵사리 조언을 구했고, 이에 김연경이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이우진의 어머니는 연합뉴스에 “연락을 취하면서도 현역 선수이고, 자신의 일만으로 바쁜 김연경 선수가 답을 주실 거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코치님께 ‘김연경 선수께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라고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해외 리그 사정에 밝은 자신의 에이전트 임 대표를 이우진과 그의 부모에게 소개해줬다. 임 대표는 답보 상태였던 계약이 체결되도록 가교 역할을 했다고 한다.

지난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한 흥국생명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기뻐하고 있다. 가운데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선수가 김연경. 연합뉴스
지난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한 흥국생명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기뻐하고 있다. 가운데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선수가 김연경. 연합뉴스

임 대표는 한겨레에 “배구 같은 경우에는 국제배구연맹에서 라이센스를 획득해 활동하는 에이전트들이 있는데, 그 명단에 이우진 선수한테 연락한 이탈리아 에이전트가 있는지 우선 확인했다”며 “여자 배구 쪽 일을 많이 하다 보니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서 이 분의 명성을 확인하고,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님도 이탈리아분이시라 건너건너 물어본 뒤 들은 내용을 이우진 선수 부모님께 전달드렸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이탈리아 리그 같은 경우 8월에 연습이 시작되는데, 국내 학제상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실무적인 부분들을 구단 측에 설명하고 구단 측 제안을 선수 측에 전달해준 게 전부”라고 했다.

이우진 선수 부모는 이런 도움에 보답하고자 에이전트 수수료를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임 대표는 이런 제안을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는 “한국 배구 유망주가 해외 무대에서 뛸 기회를 얻도록 도운 것 만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앞서 지난 8일 이우진의 계약 체결 소식을 듣고 “정말 응원한다”며 “충분히 지명을 받을 수 있는 선수였는데도 드래프트를 건너 뛰고 도전을 택한 결정을 응원하고 싶다”고 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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