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에 취약한 한국인의 가장 나쁜 습관은 운동 부족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 최귀선 교수 연구팀은 지난 16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암검진수검행태조사(2019)에 참여한 40살부터 74살까지 성인 3539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 조사를 진행했다.
위암은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1~4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질병이다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위암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암 발생률 1위를 기록했다. 그러다가 감소 추세를 보이며 2020년 위암 발생률(10.8%)은 갑상선(11.8%), 폐암(11.7%), 대장암(11.2%)에 이어 네번째에 머물렀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통계를 보면, 같은해 기준 한국의 위암 발생률은 몽골과 일본에 이어 3위로 여전히 높다.
연구진은 위암을 일으키는 생활 습관 6가지(흡연·음주·신체활동 부족·비만·붉은 고기 또는 가공육 섭취·염분 과다 섭취) 가운데 한국인에게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신체활동 부족’을 지목했다.
조사 결과 61.5%가 신체활동 부족에 해당했다. 신체활동 부족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주당 75분 이상 중간 강도의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로 정의했다. 연구진은 중간 강도의 신체활동으로 등산, 수영, 삽질, 자전거 타기, 농구, 테니스 등을 꼽았다.
그밖에 위암의 발병 요인으로 ‘염분 과다 섭취’(30.8%), ‘흡연’(26.6%), ‘비만’(21.9%), ‘붉은 고기 또는 가공육 섭취’(12%), ‘음주’(2.2%) 등이 뒤를 이었다.
결과는 성별을 나눠 살펴봐도 비슷했다. 다만 두번째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 습관은 남성이 흡연(52.2%), 여성이 염분 과다 섭취(28.5%)로 나뉘었다.
또 상당수는 여러 위험 요인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남성은 ‘흡연·신체활동 부족’(13.6%)과 ‘흡연·신체활동 부족·염분 과다 섭취’(6.5%)가 많았다. 여성은 ‘신체활동 부족·염분 과다 섭취’(12.1%)와 ‘신체활동 부족·비만’(8.1%)이 많았다.
위험 요인이 많은 사람일수록 위내시경 등 관련 검진을 잘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위험 요인이 3개 이상인 남성을 하나도 없는 남성과 비교했을 때 검진받을 확률이 65%나 낮은 것으로 추산했다. 여성의 경우 68%였다.
최 교수는 “나쁜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들은 종종 자신을 덜 돌보거나 암 검진 프로그램에도 잘 참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위험 발병률을 낮추고 조기 진단을 위한 치료율을 높이려면 개인이 경각심을 갖고 검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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