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지난 3월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갈월동 회의실에서 연 급식종사자 폐암 검진결과에 대한 당사자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폐암 1기 진단을 받은 급식노동자들이 입장을 발표하는 도중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폐 질환 위험에 노출된 학교 급식실 조리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2027년까지 서울 초·중·고 1036개 학교의 급식실 환기 시설이 전면 개선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서울시 전체 초·중·고교에 대한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에 나선다고 밝혔다. 우선 올해 겨울방학 ‘단체급식시설 환기에 관한 기술지침’(기술지침) 기준 환기량이 50% 미만인 학교 등 44개 학교에서 시범사업을 벌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형 급식실 환기시설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순차적으로 전체 학교의 급식 시설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5년 동안 환기시설이 개선될 공·사립 학교 1036개교로, 조리시설이 없거나 이미 급식실 증축·리모델링이 이뤄지고 있는 364개 학교를 뺀 서울 전체 초·중·고교다.
학교 급식실 조리 노동자는 기름을 사용해 튀김, 볶음, 구이 등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조리흄’ 등으로 폐 질환 위험에 놓여 있었다. 지난 9월 기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벌인 급식 노동자(55살 이상이거나 급식 업무를 10년 이상 맡은 현직 급식 노동자 대상) 폐암 건강검진 결과, 검진자 3만9912명 가운데 폐암 확진자는 49명, 폐암 의심자는 333명이었다.
환기시설 개선 추진방법을 보면, 지하 급식실을 사용하고 있는 108개 학교 가운데 17개교는 지상에 급식시설을 증축하고, 5개 학교는 지상의 유휴교실을 활용한다. 지상 이전이 불가능한 86개 학교와 이미 지상 급식실을 사용하고 있는 나머지 학교들은 기존 급식실의 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조리시설 사용연수가 18년 넘는 학교 급식실은 전면 개선(급식실 내부 전체 개선)하고, 18년 미만은 부분 개선(환기시설 교체)한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을 통해 조리 종사원의 폐 질환 예방 등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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