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게 뇌물 수천만원을 줬다’고 제보했으나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제보자가 검사들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담당 부서를 정하는 등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공수처는 최근 해당 사건을 수사3부(부장 송창진)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앞서 제보자 김희석씨는 2016년 당시 서울서부지검 형사부 소속 권아무개·박아무개 검사와 201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소속 김아무개 검사를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지난 5일 공수처에 고발했다.
서울서부지검은 2016년 관련 내용을 제보받은 뒤 2018년 8월 이 사건을 내사종결했다. 정식 수사에 들어가지도 않은 것이라 부실수사 논란이 일었다. 김씨가 해당 공무원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고, 김씨 계좌 거래내역을 확인한 검사가 ‘김씨의 공무원에 대한 금품 제공 진술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고 수사보고서에 적시했는데 정식 수사에 착수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201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도 해당 사건을 알렸으나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출소한 김씨는 같은 해 10월 ‘강 부시장에게 뇌물을 건넸다’며 경찰에 자수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경기도청 압수수색 등을 거쳐 지난 3월 강 부시장을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당시 부장 권유식)는 지난 7월 강 부시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강 부시장은 2015년 당시 게임 사업을 하던 김씨에게 편의 제공 청탁을 받고 7182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9일 서울서부지검은 “공여자인 김씨의 진술번복과 진술거부로 인해 2018년 8월 내사를 종결했다”며 “이후 김씨는 뇌물공여 공소시효 7년이 완성된 뒤인 2022년 10월 경찰에 제보와 함께 구체적인 진술을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 법률 대리인 권준상 변호사(법무법인 신사)는 “공수처는 검사를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라며 “공정하고 엄중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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