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목숨을 끊은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49재 추모제’에 참석한 동료 교사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경찰이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가 숨진 사건 관련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조만간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할 방침이다. 경찰은 교사의 사망 동기를 확인하려고 의뢰한 심리 부검이 마무리되는대로 사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서초경찰서에서 숨진 교사 ㄱ씨가 사망하게 된 경위와 그 과정에서의 범죄 혐의 여부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며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10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학부모가 고인에 대해 업무방해나 공갈, 협박 등에 이를 정도로 볼 만한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ㄱ씨의 사망 동기를 명확히 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심리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심리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종합해 사건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동안 경찰은 지난 7월 ㄱ씨 반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긁으면서 발생한 이른바 ‘연필 사건’ 이후 학부모들이 ㄱ씨가 숨지기 전 개인 전화번호로 여러 차례 연락하는 등 괴롭혔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해왔다.
ㄱ씨는 숨지기 전 학교에 10차례 업무 상담을 요청한 바 있는데, 상담을 요청한 기록에 ‘연필 사건’이 언급돼있다. 상담 요청 내용을 보면 ‘연필 사건이 잘 해결되었다고 안도했으나,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가 개인번호로 여러 번 전화해서 놀랐고 소름 끼쳤다고 말했다’고 적혀 있다. 동료 교사가 이 사건을 언급하며, 이때 겪은 학부모 민원이 고인의 사망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제보하면서 경찰 수사로 확대됐다.
이후 경찰은 해당 학부모의 휴대전화 등을 제출받아 분석했으나 확인된 통화 내역은 ㄱ씨가 먼저 전화를 건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경찰은 ㄱ씨와 학부모 간 대화는 업무용 메신저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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