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와 경기 김포 등 세 군데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 23일 일가족 중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가 숨진 채 발견된 송파구의 주거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과 경기 김포시 일대 3곳에서 일가족 5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숨진 40대 여성의 초등학생 딸이 숨지기 전 닷새간 학교에 결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서울시교육청 설명을 들어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아파트에서 투신한 40대 오아무개씨의 초등학교 3학년 딸 ㄱ양은 숨지기 닷새 전인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몸이 아프다’며 학교에 가지 않았다. 경찰은 ㄱ양이 지난 22일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ㄱ양은 지난 4일과 11일에도 질병을 이유로 결석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질병 결석의 경우 우선 신청한 뒤, 추후 증빙 문서 등을 통해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아파트에서 오씨가 아침 7시30분께 추락해 숨졌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오씨는 사망 전 김포의 한 호텔에서 초등학생 딸과 묵은 것을 파악하고 호텔로 갔지만, 딸은 숨진 상태였다. 또, 오씨의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도 같은 날 오씨와 딸 등과 다 같이 거주하던 서울 송파구 송파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5일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투신한 오씨 외 가족 4명의 주검을 부검한 결과, 오씨의 시어머니는 ‘목 부위 외력이 가해진 상태인 경부압박질식사’, 딸은 ‘외력에 의한 경부압박질식사’라는 1차 구두 소견을 냈다. 이밖에 남편과 시누이한테는 타살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이 최근 채권·채무 문제로 갈등하다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송파경찰서는 지난 6월 오씨의 지인 3명이 ‘2억7000만원 가량 피해를 보았다’며 오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등 오씨가 수억원대 빚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1년간 도시가스 요금 약 190만원을 체납했던 이들은 최근 주거지 인근 주민센터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있을지 문의했지만,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답을 들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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