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와의 ‘20년 친분설’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던 김행(64)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김 여사를 만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김 후보자는 14일 오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016년 전시회에서 (김 여사를) 처음 보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할 때 대통령 내외가 자택으로 초청해 두 번 본 게 전부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언급한 2016년 전시회는 ‘르 코르뷔지에’전으로 김 후보자가 공동창업한 언론사 위키트리와 김 여사가 설립한 코바나컨텐츠가 공동 주관한 전시회다. 김 후보자는 “티켓 다섯 장을 (위키트리 공동창업자인) 공훈의 대표에게 받아 친구들과 보러 갔었다“고 말했다.
한겨레 취재 결과, 위키트리는 코바나컨텐츠와 함께 4차례 전시회를 공동 주최·주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는 2013년 ‘점핑위드러브전’, 2015년 ‘마크 로스코’전, 2016년 ‘르 코르뷔지에’전, 2017년엔 ‘알베르토 자코메티’전을 함께 했다. 김 후보자는 “이 시기에 나는 위키트리와 관련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공 대표와 2009년 위키트리를 공동 창업하고 부회장을 역임했던 김 후보자는 2013년 청와대 대변인을 맡으면서 부회장직을 내려놨다. 이후 2014~2015년 양평원장을 맡았고 2017~2019년에는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코스타리카로 떠났다고 한다.
다만 김 후보자가 위키트리를 운영하는 소셜뉴스 사내이사를 맡은 시기에 공동 개최된 야수파 걸작전(2019년)에 대해서는 “우리(위키트리)와 늘 같이 (전시회를) 해왔으니 코바나컨텐츠가 (공동 주관이라고) 포스터를 찍었더라. 나는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아내인 것도 윤 대통령이 당시 검찰총장으로 지명됐을 때 처음 알았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공 대표에게 ‘권력자의 부인과 같이 일하는 게 좋지 않다’고 말한 후 (김 여사와) 일절 같이 일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2019년 3월~2022년 3월, 2022년 7월~2023년 5월 위키트리를 운영하는 소셜뉴스의 사내이사를 맡았다.
김 후보자는 김 여사가 소속돼 있다고 알려진 문화예술계 모임인 ‘월단회’ 회원이라는 소문도 부인했다. 김 후보자는 “(월단회) 회원이 아니다”라며 “무슨 조직인지도 모른다. 회원들에게 물어보면 전원이 다 내가 회원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누가 회원인지도 모르고. 가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위키트리 공동창업자인 공 대표는 월단회 회원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에 첫 출근하며 “저는 1970년대 학번이고, 김 여사는 1970년대생”이라며 “제가 70년대생과 어떻게 연결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김 여사와) 지연, 학연이 겹치는 곳이 전혀 없다”고 ‘김 여사와의 20년 친분설’을 부인한 바 있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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