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아무개씨가 8월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등산로에서 여성을 때려 숨지게 하고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구속된 최윤종(30)이 12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성폭행 관련 기사를 보고 저지른 ‘모방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부장 김봉준)은 이날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최윤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최윤종은 지난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공원 둘레길에서 30대 여성 ㄱ씨를 성폭행할 목적으로 금속 재질인 너클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성폭행은 미수에 그쳤다.
검찰은 진술조사와 휴대전화 포렌식, 인터넷 검색기록, 통합심리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최윤종이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하다가 온라인으로 성폭력 관련 기사를 보고 모방 성범죄를 저지르기로 마음먹었다고 판단했다.
최윤종은 조사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보도를 보고 피해자를 기절키셔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이 없는 곳에서 성폭행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진술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지난해 5월 부산에서 한 남성이 귀가하던 여성을 때리고 성폭행·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다. 최윤종은 범행 4개월 전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범행도구인 철제 너클을 구입하여 소지하고, 범행장소를 미리 수십번 답사하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검찰청 임상심리평가에선 최윤종에 대해 ‘지적장애에 해당하는 인지적 결함은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윤종의 휴대전화에서는 범행 이틀 전부터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차지한다', ‘인간은 기회를 잡아야 해' 등 범행을 다짐하는 메모도 발견됐다.
검찰은 “신림 성폭행 살인사건이 국민 일상생활의 안전에 심각한 불안과 충격을 줬다”며 “성폭력범죄, 모방범죄에 대해 앞으로도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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