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 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연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ㄱ(33)씨가 지난달 28일 남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금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교제 폭력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전 연인을 살해한 ㄱ(33)씨를 구속 기소했다. ㄱ씨는 피해자 살해 전 피해자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고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전담수사팀(팀장 형사3부장 권현유)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사체은닉, 폭행, 상해, 감금,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ㄱ씨를 구속 기소하고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청구했다고 20일 밝혔다. 피해자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사진을 전송하며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ㄱ씨가 이미 피해자와의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폭력사건으로 경찰 신고가 되자 보복할 목적으로 계획 살인을 저질렀다고 봤다. ㄱ씨는 범행 전부터 인터넷에 ‘살인’, ‘살인계획’, ‘여자친구 폭행’, ‘도어락 비번 분실’ 등을 검색하고, 흉기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법과학분석과 심리분석실의 통합심리분석 등을 통해 ㄱ씨가 피해자에게 경제적 의존성은 높지만, 피해자에 대한 지배 및 통제 욕구가 상당해 적대감이 누적되기 쉬운 심리적 구조를 가졌다고 판단했다. 이에 피해자와의 관계 단절 및 경찰 조사에 따른 수치심과 자존감 손상이 강렬한 보복 형태로 발현돼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ㄱ씨의 폭력범죄 재범 위험성도 ‘높음’ 수준으로 평가됐다.
ㄱ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7시17분께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상가 지하 주차장에서 연인 사이였던 ㄴ(47)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사건 발생 당일 체포됐다.
사건 발생일 오전 ㄱ씨는 ㄴ씨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후 ㄴ씨 집에서 흉기를 챙겨 나와 인근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ㄴ씨를 기다려 범행했다. 이후 ㄴ씨를 태워 도주했다가 범행 약 8시간 만에 경기 파주시 야산 인근 공터에서 긴급체포됐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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