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전남 신안군 증도면 한 염전 창고가 비어 있다. 연합뉴스
“천일염 100만원어치 플렉스(소비 과시)했어요” “소금 3포대 쟁여뒀어요”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소금을 대량 구매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31일 천일염을 한꺼번에 100만원어치 샀다고 글을 올린 자영업자는 “소금이 많이 비싸졌다”며 “다음달에도 여유가 되면 (더) 사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가격 추가 인상에 대비한 ‘쟁이기’라는 분석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불안감이 커진 탓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로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횟집이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염수가 방류되면 제일 문제가 소금인 것 같다. 수산물은 먹고 싶어도 참으면 되지만 소금은 필수 아니냐” 같은 의견이 올라왔다.
소금 사재기 정황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으나 실제로 소금 가격은 오르고 있다. 정부는 천일염 산지가격(20㎏ 기준)이 4월 첫 주(1만4119원)에 견줘 6월 첫 주(1만7807원) 가격이 26.8% 상승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같은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은 “날씨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해양수산부는 6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올해 4~5월 천일염 최대 생산지인 목포 인근 지역의 강수일수는 22일로 평년(15.6일)이나 전년(8일)보다 더 많아 천일염 생산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천일염 생산량 감소와 더불어 판매량도 같이 줄어들었다. 해수부 설명에 따르면 천일염 생산자는 생산이 힘든 장마 기간에 대비해 5월께 생산을 하고도 판매를 유보한다. 그런데 올해 봄철 강수일수가 길어지자 생산자 불안감이 커지며 출하유보 물량이 2만4000t(평년 4월)에서 3만2576t(올해 5월)까지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편, 해수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과 관련해서는 “4월부터 매달 전국 10여개 천일염 염전을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검사 결과 모든 염전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고 6~7월부터는 방사능 검사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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