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영남권 규탄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올여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며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나섰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암호화폐) 투기 의혹’ 등 각종 악재로 촉발된 위기를 반대 여론이 높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슈로 돌파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런 민주당의 움직임을 두고 “광우병 시즌2”라고 맞불을 놓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개딸’ 같은 팬덤을 제외한 상식을 가진 대다수 시민은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며 “민주당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현 정부를 흔들까’ 하는 당리당략에서 비롯된 선전·선동 의지만 가득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날 이 대표가 부산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영남권 규탄대회’에 참석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 대표는 3일 민주당 영남권 시도당 공동 주최로 열린 규탄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은 ‘오염수 방출은 절대 안 된다’고 천명하고 철저한 안전 검증을 시행하라. 국민의 권력을 위임받은 대리인이니 일본의 방류에 강력하게 항의하라”고 했다. 같은 당 서영교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대통령은 뭐 하는 사람인가. 대한민국 국민까지 방사능에 오염시키려고 하는데 이런 작자가 대통령 자격이 있는가. 우리가 윤석열을 심판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여야는 서로의 주장을 ‘괴담’이라고 몰아세우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규탄집회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핵폐기물을 ‘처리수’라고 괜찮은 것처럼 괴담을 퍼뜨리는 자들, 국민들을 속이고 국민이 맡긴 권력을 자신들 집단의 이익을 위해 남용하는 자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4일 논평을 내어 “국민께서는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제2의 광우병 괴담’으로 만들어 또다시 국민을 갈라치기 하고 자신들의 죄를 덮어보려 하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계신다”고 했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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