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투자컨설팅업체 호안투자컨설팅사 라덕연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라덕연(42) 호안투자컨설팅 대표와 측근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라 대표와 핵심 측근인 변아무개(40)씨, 전 프로골퍼 안아무개(33)씨를 자본시장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2019년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통정매매 등 방법으로 8개 상장기업의 주식을 시세 조종해 7305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검찰은 이들이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문회사를 운영하고, 고객 명의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위탁 관리하며 수수료 명목으로 약 1944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하기도 했다고 봤다.
검찰은 이들 ‘3인방’과 함께 시세조종 일당으로 가담한 3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재무 및 범죄수익 관리를 총괄한 장아무개(35)씨, 시세조종 매매팀을 총괄한 박아무개(37)씨, 투자유치 및 고객관리를 총괄한 조아무개(41)씨가 각각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로써 검찰은 지난달 24일 언론을 통해 주가조작 의혹이 보도된 이후 33일 만, 합동수사팀이 구성(지난달 28일)된 지 29일 만에 주가 폭락 사건 수사에 대해 중간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주가조작에 가담한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 12일 고액 투자자인 의사를 전담으로 모집하는 역할을 한 의혹을 받는 서울 노원구의 재활의학과 병원장 주아무개씨를 상대로 강제수사를 진행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주가가 폭락한 원인을 규명하는 데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4일 라 대표 일당이 사용한 차액결제거래(CFD) 상품과 관련해 키움증권 및 케이비(KB)증권을 압수수색했다. 라 대표 일당은 투자자들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후 명의자 모르게 차액결제거래 계좌를 만들고, 이후 통정거래를 하며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차액결제거래는 투자자가 보증금 명목의 증거금을 내면 증권사가 자기 돈을 보태 원금의 최대 2.5배까지 주식을 대신 사준 뒤 향후 차익을 정산하는 계약이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