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8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 도로에서 열린 ‘2022년 돌아가신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 추모제 및 1576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고 이옥선(오른쪽)·김양주 할머니 영정 사진 앞에 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91.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생존 ‘위안부’ 할머니의 수는 한 자릿수가 됐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 할머니 한분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12월26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93) 할머니가 건강 악화로 별세한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이날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지금까지 본인의 뜻에 따라 이름 등 개인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정의연은 “지금까지 우익단체들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 수요시위장에서 할머니 이름을 인쇄해 2차 가해를 일삼았다. 할머니와 유가족의 뜻에 따라 모든 장례 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현재까지 231명이 사망했으며, 9명이 생존해 있다. 연령별로는 90~95살이 8명, 96살 이상이 1명이다. 평균연령은 94.4살.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고령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빠르게 돌아가시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기시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며 일본으로부터 어떠한 책임 인정과 사죄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은 피해자들이 살아 계실 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는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보도자료를 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분들께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실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고,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한 기념사업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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