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강남에서 청소년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10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전문적·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10대 자살률만 1년새 10% 증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8일 통계청의 ‘2021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자 수)의 증가폭은 10대(10.1%)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10대 자살률은 2020년 6.5명에서 2021년 7.1명으로 늘었다. 2019년(5.9명)과 견주면 20.3% 증가했다. 201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청소년 자살률은 6.4명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청소년들의 우울감·고립감이 심해짐에 따라 향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날 수 있어 적극적인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해 6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우울증 진료환자 통계’를 보면, 2021년 우울증 진료환자는 93만3481명으로 2020년(84만8430명)에 견줘 10% 늘었는데, 10대·20대·30대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현재 교육부는 3년마다 학생들의 정신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높은 10대 자살률을 고려할 때 이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지난 2∼3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울감과 고립감이 심해져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자살하는 성인들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마음 건강이 상당히 안 좋은 경우가 많은데,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선 미리 아동·청소년기부터 개입해 우울증 등을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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