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테라 코인 폭락 사태로 검찰 수사를 받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경찰청은 23일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관계사 차이코퍼레이션의 한창준 전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몬테네그로 당국에 검거돼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인물이 실제 권 대표와 한 대표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몬테네그로 당국에 당사자 지문 정보를 요청해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청 외사국 관계자는 “해당 인물이 가진 신분증에 생년월일과 국적, 이름이 권 대표와 일치하고 사진으로도 동일한 인물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최종 확인을 위해 지문 정보를 요청했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3일(현지 시각) 필립 애드직 몬테네그로 내무부 장관도 자신의 트위터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지명수배자 중 한명인 테라폼랩스 공동 설립자 한국인 권도형을 구금했다”며 “40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낸 전 ‘암호화폐 제왕’이 위조문서를 사용한 혐의로 포드고리차 공항에 억류됐고, 공식 신원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썼다.
지난해 5월 암호화폐인 루나·테라 가격이 99.9% 폭락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50조원대 피해를 입으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서울남부지검은 코인 폭락 사태 이후 권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수사 중이다. 지난해 9월 권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권 대표가 이미 출국한 상태라 경찰은 인터폴에 적색수배(국제체포수배)를 요청했다. 지난 2월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를 뉴욕 연방지방법원에 증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루나·테라를 사실상 등록되지 않은 증권으로 보고, 권 대표가 가격 폭락 가능성을 알고도 투자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혐의다.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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