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중앙도서관 게시판에 붙은 정순신 변호사의 자녀를 비판하는 대자보. 연합뉴스
정순신 변호사 자녀의 학교폭력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서울대 게시판에 또다시 붙었다.
23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게시판에는 전날 “죄인이 한때의 형제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으로 정씨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작성자는 본인을 민족사관고등학교 22기인 경영대학생이라고 밝혔다. 정 변호사의 아들도 민사고 22기다. 글쓴이는 “그 시절의 우리는 학교 친구보다는 차라리 가족에 더 가까웠을 것”이라고 고교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처음 너와 그 친구 사이의 문제가 밝혀졌을 때 나는 이게 현실이라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작성자는 “너무나도 잔혹한 행동에 시달리던 불쌍한 친구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몰려버렸다”며 “사건이 일차적으로 해결된 뒤에도 이 학교에서는 너로 인해 겪은 끔찍한 일들이 자꾸만 생각난다며 결국 학교를 떠나 다시는 연락이 닿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너는 결국 스스로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네가 저지른 일의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네 자신의 잘못을 인정조차 하지 않았다”며 “부디 지금이라도 네가 행한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쳐라”라고 비판했다. 그는 “너로 인해 하루하루 지옥 속에서 살아왔을 불행한 이가 흘렸을 피눈물의 무게와, 친구 하나조차 지옥 속에서 꺼내주지 못한 수많은 슬픈 죄인들이 대속한 네 죄의 무게를 지금이라도 깨닫고 다시 짊어져라”라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정씨에게 “부디 평생을 후회 속에서 살아가라”고 전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2017년 민사고에 입학한 뒤 동급생에게 언어폭력을 가하거나 따돌리는 등 학교폭력을 저질러 2018년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다. 정 변호사는 이에 불복해 재심청구·집행정지 신청·행정심판·강제전학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내 대법원까지 가서 최종 패소했다. 이 때문에 정씨의 전학 처분은 피해 학생이 학교폭력을 신고한 지 약 1년 뒤에야 이뤄졌다.
전학을 간 정씨는 2020년 서울대에 정시전형으로 입학했다. 정씨의 학교폭력 행위는 아버지인 정 변호사가 지난달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되며 알려졌다. 지난달 말에도 서울대에 게시판에는 생활과학대생 이름으로 정 변호사를 국수본부장에 임명한 윤석열 대통령과 정 변호사의 아들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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