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경찰학교에서 예비경찰 교육생들이 학교폭력이나 따돌림 피해를 당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와 학교가 진상 조사에 나섰다.
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한 교육생은 교육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3일 글을 올려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건수 하나 잡으면 학급 인원 다 듣는 강의실에서 조리돌림 하면서 무시하고, 어린 사람들은 물인지 음료수인지 액체를 목에 뿌려서 옷이 다 젖게 했다”고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어머니가 중경(중앙경찰학교)에서 잘 지내냐고 물어보시는데 그 자리에서 눈물만 뚝뚝 흘렸다. 313기로 재입교하거나 생활관을 바꾸거나 아예 제 성격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중앙경찰학교는 공개채용으로 선발되는 신임 순경과 특별채용으로 선발되는 경장 등을 8개월간 교육하는 기관이다. 경찰대 졸업생과 경위 공채 합격자(옛 간부후보생)를 제외한 대부분의 예비경찰은 이곳을 거친 뒤 발령을 받는다. 지난 2월말 중앙경찰학교 311기가 졸업했고, 현재 312기가 재학 중이다.
이 글이 화제가 되자 중앙경찰학교 내부에서 따돌림 피해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한 교육생은 “학폭 글 봤는데 나도 비슷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나도 그만두고 싶은데 엄마 생각해서 그러지 못한다. 중경에서 죽을까 생각만 수십번 한다. 유서에 너네들 이름 써두고”라고 적었다.
지난달 졸업해 현직에 있는 311기라고 밝힌 한 신임 경찰관도 같은 날 “생활실에 본인 포함 4명이 생활했는데, (동료들이) 제가 없는 단톡방도 만들고 졸업주간 복귀했을 땐 옆 생활실 가서 생활하며 제대로 따돌림을 당했었다. 저에게 중앙경찰학교는 졸업하는 날까지 지옥 같았고 고통스러웠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중앙경찰학교는 올라온 모든 피해 글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학교는 지난 3일 올린 게시자가 312기생인 사실을 확인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학교 관계자는 “올라온 글에 대해 모두 진상을 파악할 예정”이라며 “정식 학교는 아니지만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교칙이 있어, 조사에서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