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사람들에게 응원의 편지를 쓴 인천 백암어린이집 산누리반(만 3살반) 어린이들. 사진 왼쪽부터 장지영, 김선우, 김그루, 이하니, 박지호, 황지오, 권나은, 안유범, 신지아, 허율. 백암어린이집 제공 (학부모 동의를 받아 사진을 게재합니다.)
“터키(튀르키예) 사람들 도울 방법이 있을까요?”
지난 8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사회복지법인 백암재단 백암어린이집 산누리반(만 3살반) 아이들이 ‘튀르키예 지진’에 대해 교사 박명진(22)씨에게 물었다. 안유범(3) 어린이가 집에서 부모님과 튀르키예에 관한 뉴스를 보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 것이다.
박씨는 아이들에게 튀르키예는 어떤 나라인지, 지진은 어떤 재해인지 뉴스 자료를 정리해 보여줬다. “작은 지진도 무서웠는데 튀르키예 사람들은 너무 속상하고 힘들었겠어요.” 아이들이 말했다. 국내에서 발생했던 여러 지진 소식을 떠올리면서다.
“선생님, 아프리카 사람들 도왔던 것처럼 튀르키예 사람들도 도울 수 있어요?” 아이들은 튀르키예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과거 월드비전 사랑의 저금통을 통해 아프리카 친구들을 도왔던 활동을 떠올렸다.
박씨는 아이들이 기특해 “응원 편지를 써오면 편지 한 장마다 얼마씩 선생님이 대신 기부할게”라고 이야기했다. 10명의 산누리반 아이들은 아직 한글을 쓰고 읽는 게 쉽지 않지만, 삐뚤빼뚤 선생님이 써준 글귀를 써내려갔다. “터키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산누리반이 기도하겠습니다.”
박씨는 아이들 대신 대한적십자사에 10만원가량의 기부금을 냈다. 박씨는 “편지를 쓰면서 아이들이 튀르키예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고, 날씨가 추우니 따뜻한 이불을 덮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고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작은 마음이지만 우리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닿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사람들에게 응원의 편지를 쓴 인천 백암어린이집 산누리반(만 3살반) 권나은 어린이. 백암어린이집 제공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