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씨가 지난 10월 15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헬멧 쓴 남성의 도움을 받고 있다. 헬멧남은 김씨의 재산은닉을 도운 최우향씨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대장동 사업으로 벌어들인 재산 260억여원을 은닉하는 데 도움을 준 혐의를 받는 측근들이 16일 구속됐다.
김정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11시40분께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와 화천대유 이사 겸 쌍방울그룹 전 부회장 최우향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우려와 도망 우려가 있다”며 두 사람의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던 이들은 바로 수감됐다.
검찰은 두 사람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김씨 지시로 대장동 사업에서 얻은 이익을 수표로 인출해 숨겨 보관하거나 허위 회계처리를 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등 260억원 상당을 은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수사기관의 추징 보전이나 가압류를 피하기 위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김씨와의 수상한 돈거래를 집중 조사한 뒤, 김씨가 범죄 수익을 추가로 은닉했는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김씨와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의 개발 수익 4446억원을 추징 보전하고, 김씨 등이 실명 및 차명 등으로 소유한 토지·건물 등 부동산과 예금반환채권 등 약 800억원 상당의 재산을 동결했다. 이날 두 사람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이 향후 수사를 통해 김씨가 숨긴 재산을 추가로 발견하면, 동결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지난 13일 두 사람을 체포하고, 김씨 사건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또 대장동 사건 초기부터 김씨 변호를 맡은 검찰 출신 ㅈ변호사 휴대전화도 압수수색했다.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김씨 주변을 압박해 김씨의 입을 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측근 두 사람이 체포되자 충격을 받은 김씨는 14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씨는 봉합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수사와 재판 진행에는 차질이 예상된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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