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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 “첩보은폐” 서훈 “정보판단”…2020년 9월22일 ‘복원 싸움’

등록 2022-12-05 17:38수정 2022-12-05 21:32

5일 오후 서훈 전 실장 구속 뒤 첫 조사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2일 오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2일 오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수사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검찰이 2020년 9월22일 저녁부터 9월23일 아침까지 청와대 내부 상황을 복원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고 이대준씨 실종 보고, 피살 정황 인지, 관계장관회의, 대통령 지시 등을 재구성한 결과에 따라 문 전 대통령 조사 필요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반면 자진 월북 결정에 관여한 전 정권 인사들은 검찰이 당시 긴박했던 밤 상황을 선택적으로 짜맞추고 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단편적인 대북 첩보를 분석·해석해 정보로 만들어가는 판단 과정에 대한 이해 없이 유죄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5일 오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 3일 새벽 구속 뒤 첫 조사이다. 수사팀은 구속기간 동안 문 전 대통령 보고 및 지시 내용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우선 검찰은 이대준씨가 사라진 뒤 북쪽 해상에서 발견되고 피살 정황이 포착된 2020년 9월22~23일 상황을 서 전 실장 쪽과 전혀 다른 방향에서 보고 있다. 9월23일 새벽 1시께 서 전 실장이 주도한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사건 ‘은폐’ 논의가 이뤄졌고, 이씨의 피살 정황 등이 문 전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고 의심한다.

당시 상황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하면, 서 전 실장은 9월22일 저녁 6시36분 문 전 대통령에게 ‘실종 사실 및 북한 해역 발견 정황’을 서면 보고했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밤 10시께 피살 및 주검 소각 정황을 인지했지만 대통령에게 추가 보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 전 실장은 3시간 뒤인 9월23일 새벽 1시께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군이 확보한 첩보 내용을 공유하고 실족, 월북 등 여러 가능성을 논의했다. 23일 오전 8시30분 서 전 실장은 문 전 대통령에게 피살 및 소각 정황을 대면 보고했다. 이를 보고받은 문 전 대통령은 “정확한 사실 확인이 우선이다. 북쪽에도 확인하라. 국민들께 사실 그대로 알려야 된다”고 지시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 전 실장 주재로 관계장관회의가 다시 열렸고, 오후에 유엔사를 통해 대북전통문을 보냈다.

검찰은 9월23일 새벽 5시 작성된 ‘국가안보일일상황보고서’에 피살·소각 정황 등의 내용이 담기지 않은 점, 대북전통문에도 ‘피살’이 아닌 ‘실종’으로 기재한 것을 은폐 정황으로 보고 있다. 반면 서 전 실장 쪽은 북한군 통신 감청 내용 등 최고 보안이 요구되는 대북 정보자산 노출 등을 막기 위한 조처가 어떻게 은폐가 되느냐고 반박하고 있다.

한 검찰 간부는 “밤 10시면 늦은 시간이 아닌데 국가안보실이 피살 정황을 문 전 대통령에게 추가 보고하지 않은 점 등은 조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 등 형식으로 경위를 파악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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