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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방호복 입는 교육도 없이”…코로나 간호사 77% “아픈데도 일해”

등록 2022-10-28 14:03수정 2022-10-28 17:25

간호사 42.6%가 10점 만점 중 9점 이상의 피로감
확진자 동선 알려달라며 욕하고 악담…악성민원도
“인력부족 대책 없이 의료진에게 희생 강요…간호인력 확충해야”
2021년 9월2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음압격리병동에서 간호사들이 코로나19에 걸린 증증환자를 돌보고 있다 .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2021년 9월2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음압격리병동에서 간호사들이 코로나19에 걸린 증증환자를 돌보고 있다 .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코로나19 업무에 참여한 간호사들 중 약 60%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했고, 77%는 몸이 아픈데도 계속 일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 배움터에서 ‘감염병 위기상황에서의 간호사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사단법인 보건복지자원연구원이 지난 6월10일부터 7월12일까지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참여한 간호사 모두 1016명(의료기관 734명·보건소 282명)에게 온라인 설문, 간호사 30명을 대상으로 개별 심층면접을 진행한 결과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간호사 1016명 가운데 598명(58.9%)는 코로나19 관련 업무 수행 중 규정된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간호사들 중 77.3%(785명)는 최근 1년 동안 몸이 아픈데도 출근해 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67.1%(682명)은 환자 등으로로부터 폭언·폭행 등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면접조사 과정에서도 악성 민원과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동네 확진자 동선을 알려달라며 욕을 하고 악담을 퍼붓거나 무릎을 꿇으라는 경우도 있었다”고 털어놓은 간호사도 있었다.

간호사 42.6%(433명)는 10점 만점 중 9점 이상의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37.9%(386명)는 10점 만점 중 9점 이상의 무력감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울분을 느끼는 요인으로는 ‘강제적 업무 배치 및 잦은 업무 변경’, ‘악성민원’, ‘불공정하고 충분하지 않은 보상’, ‘업무가중’ 등이 순서대로 꼽혔다.

면접조사에서는 간호사들이 초기 배치 상황에서 미흡한 환경으로 겪은 스트레스를 털어놓기도 했다. 한 조사 참여자는 “방호복을 입는 교육도 없이 무조건 투입해서 눈치껏 일했어야 했다”고 하는 등 안전 교육이 부족했다는 사례도 있었으며, 방역물품·보호장구가 부족하거나, 감염차단 시설이 미비했다는 등의 사례도 있었다.

토론회에 참여한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같은 재난상황에서의 과중한 업무부담 및 정신적 스트레스 증가는 재난상황이라는 것도 문제지만 준비가 부족했던 것 및 평상시 부족한 인력 수준에서의 비정상적 의료전달체계로부터 비롯된 바가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하며 “간호인력의 임상 및 지역보건현장에서의 충분한 확충이 공공병원 및 보건기관의 확충 및 정비와 더불어 진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지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사무국장은 “지난 7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했던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간호사들은 하루평균 22.6명의 입원환자를 담당한다. 인력부족에 대한 근본적 대책은 없고 개인연차 사용 강제, 장시간 노동 등 의료진들에게 희생만 강요한다”며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수에 대한 법제화를 강조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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