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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오세훈, 광화문광장 집회 안 막겠다더니…“부적합” 딱지 2건

등록 2022-10-13 07:30수정 2022-10-13 18:00

서울시, 시민단체 광화문 광장 집회 불허 통보에
단체들 “집회 금지 규탄하는 불복종행동 예정”
지난 8월 서울 광화문광장 해치마당 한쪽 벽면에 설치된 디스플레이 창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지난 8월 서울 광화문광장 해치마당 한쪽 벽면에 설치된 디스플레이 창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집회 개최를 사실상 금지하자 시민사회단체는 시 방침이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시민불복종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국정감사에서 ‘집회·시위 등 광화문광장의 사용 목적을 판단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실제 시가 사용신청을 반려한 기도회와 집회 등 2건 모두 ‘목적 부적합’을 이유로 반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참여연대 등 18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광화문광장 집회의 권리 쟁취 공동행동’(공동행동)은 “10∼11월 두달간 서울시의 집회 금지 조처를 규탄하고 이에 맞서는 불복종 행동을 개최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공동행동은 이날 저녁 7시 광장 놀이마당에서 서울시가 불허한 ‘광화문광장에서 집회금지하는 오세훈 규탄집회’를 시작으로 불복종 행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공동행동은 이날 집회 계획을 경찰에 신고하는 동시에 서울시에도 광장 사용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 11일 “공유재산법 및 물품관리법, 광화문광장 조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려했다. 공유재산법상 지방자치단체장은 행정재산 사용에 대한 허가권이 있다. 서울시는 조례(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서도 광화문광장의 목적을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조례상 ‘집회‧시위 금지’라고 못박진 않았으나, 집회 내용 등을 근거로 여가·문화와 무관하다며 사실상 정치·사회적 집회를 대부분 금지할 수 있는 규정이다.

이전 박원순 시장 재임 시기에도 단체들은 문화제·추모제 등으로 행사를 신고하고 시의 허가를 받아왔으나, 시는 지난 8월 광화문광장을 재개장하며 자문단을 통해 “집회·시위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행사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동행동은 “사실상 조례로서 집회의 권리를 통제하겠다는 것”이라며 “기본권을 조례에 의해 제한하는 것은 위헌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헌법 21조는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하지 않는다.

서울시는 위헌 논란을 의식한듯 “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날(12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오세훈 시장은 “광화문광장에서 집회·시위를 막겠다던 서울시가 입장을 바꿔서 집회·시위 목적의 광장 사용을 불허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시장의 재가를 받은 사안이냐”는 질문에 “제가 지시한 것”이라며 집회·시위 전면 불허 방침은 “처음부터 오해가 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 시장의 설명과 달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최기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8월6일 광화문광장이 재개장한 뒤 지난 11일까지 시가 접수한 총 38건의 광장 사용신청 가운데, 2건이 ’목적 부적합’으로 반려됐다. 공동행동의 집회와 더불어, 지난 8월 기후위기 기독인연대가 신청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오픈마이크 기도회도 광장 사용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며 반려된 것이다. 허가된 행사 28건 가운데 서울시가 주최하는 등 시 관련 행사는 14건, 정부부처‧지방정부 등이 신청한 행사도 8건 등 ‘관제 행사’만 22건(78.6%)에 달한다. 검토 중인 행사는 8건이다.

서울시 광화문광장사업과 관계자는 “광장은 공공용 재산이기 때문에 공유재산법에 따라 사용허가제로 운용하는 것이 적법하다. 집회·시위 자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건 기본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일반 시민의 광장 이용권·광장의 조성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집회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위법이 아니라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광장의 사용목적을 지방정부가 자의적으로 제한하는 것 자체를 사실상 ‘집회 허가제’로 보고 있다. 랑희 ‘인권운동공간 활’ 활동가는 “광장의 사회적 의미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인데, 지금은 시가 행사를 개최하고 시민들이 그 안에서 선택하게 만드는 구조다. 시민을 시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소비자로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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