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가운데)이 23일 오전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안미영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의 사건을 수사하는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 전 총장은 23일 오전 10시20분께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이 전 총장은 ‘사건 당시 공군참모총장으로서 할 말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시간이 없어서 (조사실로 가겠다)”라고만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이 전 총장을 상대로 이 중사 사건 당시 공군 내부의 사건 은폐·무마 및 부실수사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이 전 총장은 지난해 3월 이 중사가 부대 상급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군 검찰 등이 늑장 수사를 벌일 당시 공군 최고 지휘권자였다. 이 중사가 지난해 5월 숨진 뒤 군 검찰의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이 전 총장은 6월 총장 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이 전 총장이 이 중사 사망 사건을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게 뒤늦게 보고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특검팀은 오는 24일 군 검찰 부실수사 의혹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에 나선다. 부실수사 논란 뒤 새로 꾸려진 국방부 검찰단 등 합동수사단은 지난해 10월 이 사건 관련 군 관계자 25명을 형사입건하고 15명을 기소하면서도 전 실장 등 초동수사 지휘부들은 모두 불기소한 바 있다. 이후 특검법이 지난 4월 국회를 통과되면서 6월부터 특검팀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중사 사건 관련 공군과 국방부 내 은폐·무마·회유 의혹 등을 수사하는 안미영 특검팀은 다음 달 12일까지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앞서 특검팀은 국방부 수사 내용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군무원 ㄱ씨와 이 중사의 사망 원인을 왜곡했다는 의혹을 받는 공군 장교 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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