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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우리 학교부터 바꾸자” ‘인하대 대자보’ 뒤 ‘총공전’이 열렸다

등록 2022-08-04 17:34수정 2022-09-15 11:13

대학생 25개 단체 동시다발 성명문 업로드
‘#여성혐오범죄_더는두고볼수없다’
캠퍼스 손글씨 대자보도 이어져
경남지역 4개 대학(경상국립대, 진주교대, 창원대, 경남대) 페미니즘 동아리 연합 ‘아우르니’는 지난 1일 경남도청 앞에서 인하대 성폭력 사망 사건과 여성 혐오 범죄가 끊이지 않는 사회구조를 규탄하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우르니 제공.
경남지역 4개 대학(경상국립대, 진주교대, 창원대, 경남대) 페미니즘 동아리 연합 ‘아우르니’는 지난 1일 경남도청 앞에서 인하대 성폭력 사망 사건과 여성 혐오 범죄가 끊이지 않는 사회구조를 규탄하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우르니 제공.

지난 2일 저녁 7시15분께, ‘#여성혐오범죄 더는 두고 볼수없다’, ‘#성인지 과목 필수교양으로’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인하대 성폭행사망사건 동시다발’ 성명문 25개가 인스타그램에 일제히 올라왔다. 경남지역 4개 대학(경상국립대, 진주교대, 창원대, 경남대) 페미니즘 동아리 연합 ‘아우르니’에서 기획한 온라인 총공(‘총공격’이란 뜻의 온라인 용어)전이다. 이번 총공은 고려대·공주대·경희대·숭실대·충북대·숙명여대·성신여대 등 전국 대학 페미니즘 동아리를 비롯해 유니브페미 등 여성단체 25곳이 참여했다.

인하대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망 사건’ 이후 대학가에서는 “더이상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대학부터 바꾸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젠더 폭력과 혐오가 만연한 학내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자는 움직임이다. 사건이 발생한 인하대에서 처음 시작된 “평등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들자”는 대자보 운동이 전국 대학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경상국립대학교 페미니즘 동아리 ‘세상의절반’ 인스타그램 갈무리.
경상국립대학교 페미니즘 동아리 ‘세상의절반’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번 온라인 총공전을 기획한 아우르니 대표 이주현(25·경상국립대 사학과)씨는 4일 <한겨레>에 “이번 사건을 통해 그나마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대학 캠퍼스가 여전히 여성에게 안전한 공간이 아니며, 젠더 권력 관계가 명백히 존재하고 있는 공간임이 증명됐다“며 “주변에서 흔하게 학내 성폭력을 보고 듣고 경험하고 있는 학생들은 강남역 살인사건 때처럼 ‘내가 될 수도 있었다’라는 당사자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총공이라는 방식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국 각지 대학 페미니즘 동아리들이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데 어려움이 있고, 특히 젊은 세대들은 에스엔에스(SNS)를 많이 보기 때문에 동시다발적 파급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성명문에는 인하대 사망 사건을 여성혐오범죄로 규정하고, 대학에 성인지 교육 과목 필수 교양으로 개설 및 지정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학생들은 인하대 사망 사건과 더불어 여성혐오 범죄가 끊이지 않는 사회구조를 규탄하는 내용으로 지난 1일 경남도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번 온라인 총공에 참여한 숭실대 페미니즘 소모임 ‘백마 탄 암탉님’ 운영진 ㄱ(22)씨는 “이번 사건이 여성을 향한 젠더 폭력이라는 건 이미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성가족부 장관마저 가해자 개인의 문제로 치환하고 있다”며 “젠더 폭력에 대한 논의가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6년이 흐른 상황에서도 못 끝내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에브리타임 등 대학 커뮤니티 등에서 익명성에 기대 젠더 폭력을 인정하지 않고, 소수자들을 지우고 외면하는 이들을 규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학 캠퍼스 곳곳에 대자보도 붙고 있다. 서강대 캠퍼스에는 최근 ‘행동하는 서강 페미니스트’ 명의로 “익명의 인하대생 에이(A)에 공감하며 함께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걸렸다. 손글씨로 적힌 이 대자보에는 “그동안 너무 많은 여성, 소수자 등 목소리가 지워지는 모든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더는 잃을 목숨이 없다”며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지금 몸담고 있는 학교의 문화부터 바꾸어 나가자”는 내용이 담겼다. “평등하고 존엄한 학교를 만들자는 외침에 당신이 큰소리로 외쳐 응답해달라”는 인하대 학생 대자보에 같은 형식으로 응답한 것이다.

서강대 캠퍼스에 내걸린 대자보. 페미서강 트위터 갈무리.
서강대 캠퍼스에 내걸린 대자보. 페미서강 트위터 갈무리.

▶관련기사: [인터뷰] 인하대 ‘쥐어뜯긴 대자보’…온라인 말고 광장에 붙인 이유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53375.html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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